이성일 |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

급변하는 산업환경 속에 우리들의 힘과 지식만으로 안전에 대한 해답을 찾기는 참으로 어렵다.

요즘 필자는 전기안전 서적을 접하면서 안전 관련 한 구절 한 구절이 새롭게 느껴진다. 세상에 안전이 아닌 것이 없음에 더더욱 ‘안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또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양파껍질 벗기듯 안전을 접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안전은 접해지고 또 접해진다. 참으로 신비롭다.
이제 산업뿐만 아니라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으로 전 분야에 걸쳐 만병통치약 같이 되어버린 ‘안전’. 하지만 안전의 중요성을 망각한 수준 낮은 이 땅의 각 분야 리더들이 아직도 대단히 많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안전에 대한 진정성과 진실성이 없는데서, 안전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무지한 자들의 우글거림 속에서 사고와 재난, 재앙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기관이나 단체, 기업체 모두에는 어떠한 명분으로든 안전을 책임하는 자들이 존재한다. 필자는 이들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에는 순수하게 안전을 전공한 자들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만약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그 사고 원인에 대한 규명이 발표되기는 하지만, 그 검증의 재현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국가의 산업 전체에 걸쳐 대소의 사고와 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 사고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그 대안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통으로, 순수하게 안전을 전공한 자들이 필요하다. 원자력, 해양, 태양광발전, 급발진 등 나라의 모든 사고와 해결치 못한 사고 등은 정통 안전출신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른 학문을 전공한 자들이 이들 문제점들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겠는가.

무엇이 잘못되고 무엇이 잘 되었다는 분별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3차원에 머무르는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 5차원의 안전과 체험정신 세계, 이것이 성취될 때 안전의 시대가 도래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더욱 발전시켜서 6차원의 안전세계를 이룬다면 우리는 완전 안전시대에 반드시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안전과 관련한 대학의 교육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안전은 정통 안전교육을 받은 자들이 책임지도록 하는 기업문화도 필요하다. 아울러 안전 이외의 전공자들은 반드시 안전공학과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안전을 공부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안전을 공부하지 않고 안전을 논하는 자리에 있는 모두는 이 순간 이후부터 안전공학을 학사·석사·박사까지 다시 배우길 권한다. 또한 안전을 전공한 자라고 해도 안전에 대한 공부와 연구를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공부하고 연구하고 또 배워도 새로운 고차원의 학문인 ‘안전’에 주역으로 자리 잡아 전 인류를 선도해가는 중심축이 되어야겠다.

정부가 최근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명칭을 바꾸고 안전부흥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대기업의 담당 부서도 환경안전부가 아니라 안전환경부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최근 어느 단어보다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 바로 ‘안전’이라는 두 글자이다.

하늘을 머리위에 둔 모든 사람들은 안전을 숭배하고 일상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안전의 전문화와 정통화, 순수함이 필요하다. 정심의 안전으로 5차원 6차원의 안전세계를 확립한다면, 온 인류가 안전문화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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