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안전관리에는 사람을 포함한 환경 전체가 크고 작은 위험원이 될 수 있다는 의식이 전제로 깔려있어야 한다. 즉 위험원이 현실적인 위험으로 나타나는 것을 막는 것이 바로 안전관리인 것이다.

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위험원이 매일 증가하고 있음에도 안전하도록 예방하는 방법은 뒤늦게 제시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결과로 현실의 안전관리는 위험원의 결과인 사고 경험을 통해 안전대책을 모색하고 강구하는 모순을 반복하고 있다.

우리가 본래의 목적대로 안전관리를 펼치지 못하는 이유는 발생하지 않은 사고를 예방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거나 노력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안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전은 그냥 얻어지는 결과가 아니라 시간, 금전, 노력이 소모되어 지금 당장의 생산성 저하라는 대가를 지불해야만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다수 비용 투자의 주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안전에 대한 투자비용을 소모적이거나 부가적 비용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판단하는 원인 중에 하나가 안전분야의 경우 비용 투자에 대한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전에 대하여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가름 할 지표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되면 자발적 안전 투자를 유도하게 되어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산업안전을 앞서 시작한 일부 선진국가는 사업주의 자발적 안전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비용효과분석(Cost-Effectiveness Analysis)을 통해 산업재해 예방 투자의 합리적 판단 지표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용효과분석은 총 투입비용과 목표 간의 관계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다시 말해 투자되는 안전비용이 안전 확보에 기여함으로서 기업 경쟁력에 도움을 주는 정도를 평가해 안전비용의 확대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안전에 대한 투자의 효과를 증명하는데 있어 매우 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안전은 비용효과분석을 통한 금전적 이윤 여부에 따라 투자 가치를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비용효과분석의 필요성을 무시한다. 오직 인본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인명을 보호하고 작업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비용을 투자하는 것만이 의미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물론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치열한 산업경쟁 구조를 이유로 법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투자만 실행해도 산업재해 예방 의무를 모두 수행했다고 착각하는 사업주가 대다수라는 점, 기업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삭감하는 예산이 안전비용인 지금의 실정인 것을 감안하면 이런 인본주의적인 실천으로는 결코 적극적인 안전관리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지속적 재해율 감소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업주가 비용 투자의 합리적 판단 지표로 활용할 한국형 비용효과분석 모델이 시급히 개발돼야 한다.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특성에 적합한 비효교과분석 모델만 개발된다면 지금보다 더욱 많은 사업주가 안전경영에 나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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