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규 환경부 장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지구 온도는 지난 1만 년간 약 1도 증가했지만, 산업혁명 이후 100여 년 동안 0.74도가 높아졌다. 만약 우리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번 세기가 끝날 때쯤, 지구 온도는 4~5도가량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 폭우와 홍수, 가뭄과 폭염, 해수면 상승 등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인명 피해나 농작물 생산 감소로 인한 물가상승 등이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우리는 기후변화의 원인을 선진국의 과도한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로 치부해버린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나라도 국제적인 책임에서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다. 2010년 우리나라가 배출한 온실가스는 총 6억 6,900만 톤으로 2009년에 비해 약 10% 증가했다. 또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전 세계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뚜렷한 사계절을 자랑하던 온대기후는 이미 아열대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농작물 재배지역과 인근 해역의 어종도 점점 북방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에는 50년 만에 무려 4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거대 자연재해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또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새 최고기온이 13도에서 31.3도까지 올라갔던 사례도 있어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대응의 필요성을 더욱 체감케 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기후변화를 인식하고 대응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에너지 절약보다는 편리함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2005~2010년 주요 국가들의 전력소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일본이나 영국은 2~5%대의 감소율을 보인 반면, 우리나라는 30% 이상 증가했다. 1인당 전력소비량도 유럽이나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보다 높다.

이제는 이런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일상을 돌이켜보면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는 줄이면서 생활은 더욱 건강해지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일례로 자가용보다는 자전거와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품을 줄이고 재활용 생활화하기, 불필요한 전등이나 가전제품은 끄거나 플러그를 뽑아 절전하기 등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다소 불편하고 귀찮겠지만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나부터 먼저’ 하는 작은 실천이 쌓인다면, 아름다운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실천하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저탄소 사회로 가는 디딤돌을 구축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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