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환 | 쌍용양회 동해공장 환경안전팀

술을 이기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지 많이 마시면 술의 노예가 되어 끌려다니게 된다. 심하면 평소 보이지 않았던 추한 모습까지 남기게 된다. 술로 인한 행위를 고사성어로 알아보자.

첫째, 화기애애(和氣靄靄)다. 술은 때와 장소, 그리고 분위기가 잘 맞아야 한다. 화기애애는 그 중에서도 으뜸이라 할 수 있는데, 좋은 분위기는 음주량에 따라 판단된다.

둘째,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다. 술만 먹으면 눈에 뵈는 게 없어지는 것이다. 술의 위력 중 가장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자그만 감정에서부터 골이 깊은 과거사 문제까지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술의 지나침에 따른 문제다.

셋째, 노갑이을(怒甲移乙)이다. 술의 위력을 가정에까지 끌고 가는 것이다. 노갑이을이란 ‘어떤 사람에게 당한 노여움을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한다’는 뜻이다. 술의 영향이 가정에까지 이어진다면 그 결과는 좋게 나타날 수가 없다. 남성 권위의 좋지 않은 모습밖에 보일 수 없을 것이다.

넷째, 전전불매(輾轉不寐)다. 가정의 아내는 시간이 늦도록 귀가하지 않는 남편을 걱정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여 보지만 잠은 오질 않는다. 지나친 술은 가정생활을 단절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푸르던 잎은 순간 낙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삼순구식(三旬九食)이다. ‘삼십일 동안 아홉 끼의 밥밖에 먹지 못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선 가난이 문제가 아니다. 요즘 남편들은 아내의 잔소리에 ‘달달 볶인다’고 많이 표현한다. 음주 후 아침 늦게까지 집에서 버틴다는 것은 곧 지옥이나 다름없다. 운이 따르면 술국 정도 있을 수 있겠지만, 냉수 한 사발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히려 출근을 재촉하는 성화에 쫓겨나는 사례가 더 많다. 요샛말로 사흘에 한 끼도 못 챙겨 먹을 수 있다.

여섯째, 오매불망(寤寐不忘)이다. ‘자나 깨나 잊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립다’를 표현할 때 쓰이는 용어로서, 주로 가족이나 연인과의 사이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음주가 빈번할 때 그 대상은 바뀌어진다. 자나 깨나 술이 항상 생각날 때는 한 가지 의심해 봐야할 사항이 있다. 바로 알코올 중독이다.

일곱번째,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바닥에 내린 눈 위에 또다시 서린가 내린다’는 뜻으로, 불행이 계속될 때 사용하는 고사성어다. 위에서 언급한 술의 폐해에다가 사고의 위험까지 닥칠 수 있다. 음주사고는 ‘보험혜택’도 어렵거니와 남에게까지 큰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많다. 술의 노예가 되면 건강을 잃는 것은 물론, 사고라는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둬야 한다.

과거 음주사고에는 관대함이 있었다. 음주로 인한 다툼은 ‘술로 인한 실수’로 생각하여 용서될 수 있었다. 심지어 법(法)에서도 술로 인한 사고에는 관대함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달라졌다. 술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오히려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정부에서도 그와 관련한 사고에 대해서는 ‘가중범죄’로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 다시 말해 술이라는 변명은 더 이상 사회에서 ‘通’하지 않게 된 것이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날 과음한 상태에서 출근한 자는 애초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쉬거나 조퇴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진 상태에서 출근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기업문화는 이를 절대 용납지 않는다. ‘술 상무’도 출근하면 정상이어야 한다는 것이 최근에 기업의 굳건한 원칙이 됐다.

근로자들은 이를 항상 생각해두고 술을 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나침이 없는 음주문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기업도 올바른 음주문화를 확실히 세워둬야 한다. 음주문화가 바로 세워지지 못한다면 산업재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직장 내 음주로 인한 사고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기업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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