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 전쟁(1854~1856년) 당시 38명의 성공회 수녀들의 도움을 받으며 스쿠타리의 야전 병원에서 초인간적인 활약을 보였던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

그녀가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을 구한 것은 뛰어난 수학실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1850년대에만 해도 사람들은 전쟁터에서 죽는 병사들의 대부분이 부상 때문에 죽는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녀는 전쟁터에서 직접 부상병들을 보살피면서 그들이 죽는 이유는 부상이 아닌 질병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는 사망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병사들의 영양·위생상태와 사망과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하고, 가지고 있는 수학실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그것을 새로운 형태의 자료로 정리했다. 그것은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도표와 차트 형식이었다고 한다.

도표를 활용하여 시각적으로 사망의 원인과 결과를 표현해내면서 부상으로 병사들이 죽는다는 고정관념에 빠져있던 당시의 사람들에게 죽음의 진짜 원인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던 것이다. 그러한 공로를 인정하여 1858년 영국왕립통계학회에서는 나이팅게일을 최초의 여성 회원으로 선출했다. 나이팅게일은 간호사 뿐만이 아닌 여성 최초의 통계학자로도 인정을 받은 것이다.

요즘 사회는 융합이다 통섭이다하여 하나만이 아닌 두가지 이상 섞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경제학에 심리학이 접목되기도 하고, 수학과 물리학을 이용하여 경제학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안전분야에도 융합의 시도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안전교육에 인문학적인 내용과 심리학적인 내용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안전과 멘토링을 접목한 안전멘토링 제도, 안전과 코칭을 접목한 세이프티 코칭 등도 ‘융합’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 중 세이프티 코칭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코칭은 사람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문제해결을 돕는데 있어 가장 탁월한 도구라고 평가된다.

관리감독자들이 단순한 리더십의 통념을 벗어나 이 코칭을 안전에 효과적으로 접목하여 근로자 스스로가 문제해결을 할 수 있게끔 변화시켜나간다면 재해예방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안전전문가들 먼저 코칭스킬을 습득하고, 이를 현업에 적용해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코칭에 활용되는 스킬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각각의 스킬들을 직접 적용해보고 그 효과를 점검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효과적인 스킬은 취하고, 그렇지 않은 스킬은 제외하면서 현장 안전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만드는 모든 예술은 모방을 거쳐서 만들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의 말은 무조건 남의 것을 베끼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독특한 것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른 분야에 있는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것이다. 같은 분야에서 남의 아이디어를 똑같이 쓰면 때로는 표절이 될 수 있지만, 분야가 다른 곳의 아이디어를 도입하면 멋진 창조가 된다.

나이팅게일이 간호학에만 의존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과도 분명 얻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가 간호학에 수학적 방법을 이용한 것처럼, 안전보건 분야도 전혀 다른 분야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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