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에 왕실이 앞장”

영국왕실은 ‘노블리스 오블리지’를 가장 앞장서 실천해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고 숭배받는 대상으로 꼽힌다. 또한 영국에서 왕실은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가장 크게 기여한 단체로 지목되기도 한다.

영국 왕실과 고관 대작의 자제들은 대부분 1440년 헨리 6세가 세운 민족사관고등학교 성격의 Eton College에 입학한다. 이들이 이곳에서 가장 먼저 교육받는 내용은 ‘노블리스 오블리지’ 즉 사회적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감이다. 이의 핵심은 국가와 사회가 위급하고 어려울 때 왕실과 고관 대작의 자제 등 사회지도층이 앞장서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다는 것이다.

사회 지도층이 이와 같은 의식으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에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세계 최고 강대국’이라는 칭송을 받을 수 있었다.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가장 먼저 나선 것도 바로 영국왕실이다. 영국 왕실은 1940년 노블리스 오블리지 실천의 일환으로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정책을 펼쳐 나갔다. 당시 영국은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가 1,600명을 넘을 정도로 어린이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었다.

이에 왕실은 왕실사고방지협회(Rospa)를 결성한 후 각 지역마다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 단체인 ‘Tufty club’을 결성했다. 이후 Rospa는 ‘선다, 본다, 건넌다’는 도로횡단 3원칙을 전국 6,000여곳의 Tufty club에 보급해 어린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했다. 그리고 1977년 왕실은 도로횡단 3원칙이 복잡한 교통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고 판단, 도로횡단 6원칙인 ‘Green Cross Code’를 개발해 Tufty club을 통해 전국에 보급했다.

Green Cross Code의 6단계 내용은 ‘먼저 안전한 횡단장소를 찾은 후 그곳에 멈춘다’, ‘차도에 내려서지 말고 보도 위 연석선에 선다’, ‘눈과 귀로 주위를 잘 살핀다’, ‘자동차가 다가오면 먼저 보낸 후 다시 주위를 살핀다’, ‘다가오는 자동차가 없으면 횡단한다’, ‘횡단 중에도 눈과 귀로 주위를 잘 살핀다’ 등이다.

Rospa는 Green Cross Code를 전국의 모든 어린이와 부모에게 홍보하고, 가정에서부터 안전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Rospa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1990년에는 어린이 교통사고 유형, 복잡한 교통특성, 지역특성 등을 감안한 맞춤형 보행안전 프로그램 ‘Pilot Pedestrian Trainning Schem’을 개발, 역시 전국에 보급했다.
이같은 Rospa의 노력은 어린이들의 보행 중 사망사고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2000년대 들어 영국 왕실은 Rospa를 통해 글로벌 교통안전 전문가 양성과정을 개설, 교통안전의 노하우를 전 세계에 보급하는데 적극 앞장섰다. 노블리스 오블리지를 다양한 방편에서 실천하고 있는 영국 왕실의 활동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엽합 사무처장 허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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