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강추위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사람들은 두터운 점퍼나 코트를 입고 머플러 등으로 몸을 에워싼다.

이런 행위의 경우 추위 극복에는 효과적이나 사고 예방면에서는 그리 좋지 않다. 껴입은 옷으로 인해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고 균형감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져 넘어짐 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양손마저 호주머니에 집어놓고 보행을 한다면 사고의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넘어짐 재해로 인한 피해는 일반적인 통념보다 훨씬 크다. 대표적으로 2010년도 산업재해통계를 살펴보면 총 재해자수 98,645명 중 넘어짐 재해자수는 21,242명을 기록, 전체 재해자의 21.53%를 차지했다. 즉 100명 중 20명 이상이 넘어져서 다친 것이다.

게다가 부상의 정도도 쉽게 볼 수만은 없다. 단순 골절로 그칠 수도 있지만 심한 경우 뇌진탕으로 이어져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의 경우 전체 산재 사망자 2,200명 중 97명(4.41%)이 넘어짐 재해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런 점에서 빙판길 등으로 인해 넘어짐 재해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겨울철에는 더욱 각별히 예방활동에 만전을 기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사실 산업현장에서 넘어짐 재해예방대책을 수립·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감전, 추락 등의 재해는 재해발생의 원인이 되는 기인물이나 가해물이 대부분 고정적이어서 방호조치를 취하기가 수월한 반면 넘어짐 재해는 변수가 많아 이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언제 어디서 빙판길이 생길 줄 예상하고 모든 대책을 강구할 수 있겠는가. 또 평범한 길에서도 발을 헛디뎌 넘어질 수 있는 것인데 어떻게 완벽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당연히 불가능하다.

그럼 넘어짐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최선책은 무엇일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모든 행동에 있어 조심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넘어짐 재해를 완벽히 예방하기란 어렵다. 허나 재해를 입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행동에 나선다면 재해의 발생가능성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 설상 재해를 입어도 그 피해를 상당히 낮출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우선 근로자들은 작업 전·중·후 청소와 정리정돈을 생활화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에는 난간을 꼭 붙잡고 걸음을 옮겨야 한다. 또 이동 시에는 손을 항상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장갑을 착용하는 한편 전방을 필히 주시하면서 움직여야 한다.

사업주의 경우는 마찬가지로 상기 넘어짐 재해예방책을 스스로 준수하는 것에 더해 근로자가 작업장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작업장 바닥 등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화장실이나 주방과 같이 미끄러질 위험이 있는 장소는 수시로 청소를 하여 바닥을 마른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정부도 할 일이 있다. 대설경보 등 위급상황 시에는 신속히 기상예보를 하고 공무원, 군인 등 작업자들로 하여금 안전수칙을 준수하도록 독려하면서 제설작업, 빙판제거 작업 등에 우선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장기적으로 미끄럼 방지 제품이나 관련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정책도 적극 펼쳐야 한다.

이처럼 넘어짐 재해를 예방하는 방법은 결코 복잡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그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재해에 관심을 갖고 이를 실천에 옮기기만 하면 된다. 올 겨울이 민·관·산의 노력이 한데 어우러져 넘어짐 재해가 대폭 줄어드는 원년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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