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우리나라에서 보일러는 중요한 가정용품 중 하나다. 사용연료에 따라 가스보일러, 기름보일러, 연탄보일러, 화목보일러, 전기보일러 등으로 구분되는 데, 이중 가스보일러 사용 비중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기름보일러 등의 순이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중요한 보일러는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가스보일러, 기름보일러, 전기보일러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가스보일러, 경보기 설치는 필수
2018년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를 모두 기억할 것이다. 그 이후 정부에서는 가스보일러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구하였고, 현재 숙박시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아파트까지도 가스누설경보기와 일산화탄소경보기를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 규정에 따르지 않아 지난 2022년 포항의 한 모텔의 보일러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가 객실로 유입, 여성 투숙객 3명이 중독돼 사망하기도 하였다. 연통 등 이음새 부분에 균열이 있었고, 일산화탄소경보기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이 주된 사고 원인으로 보인다.

이처럼 보일러 몸체와 연통 이음새 부분의 내열 실리콘 균열로 인해 일산화탄소가 누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보일러 가동 전 이를 반드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일산화탄소경보기를 설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설치 위치 또한 중요하다. 필자가 신축아파트의 소방점검을 나가보면 일산화탄소경보기를 가스누설경보기와 같이 보일러 위에 설치해놓은 것을 많이 보았다. 일산화탄소경보기는 보일러 위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베란다와 가까운 거실 천장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보일러 연통의 이탈이나 이음새 부분의 균열 등에 의해 일산화탄소가 누출되었을 때 사람이 경보를 잘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론 더 좋은 방법은 거실 천장에도 설치하고, 보일러 위에도 설치하는 것이다.

◇기름보일러, 진동이 심할 경우 연통 청소해야
2022년 10월 전북 무주의 한 주택에서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다 일산화탄소 누출로 인해 일가족 6명이 참변을 당했다. 기름보일러는 가스보일러에 비해 그을음 같은 연소생성물도 많고, 상대적으로 일산화탄소도 많이 발생한다. 또한 연소배출구인 연통에 벌집을 지어놓는 경우도 있어 이러한 경우 연통이 막히고 공기흡입구인 급기관에 공기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어 불완전연소인 일산화탄소의 양은 더 증가한다. 이로 인해 보일러 작동에 의한 진동도 심해질 수 있다. 공기의 유입량이 적어지면 상대적으로 기름의 공급량이 많을 수 밖에 없으므로, 불이 버너 안쪽에서 연소되는 역화(Back-Fire)현상이 발생되어 보일러 버너 부근에서 폭발하듯이 연소하기 때문에 보일러의 진동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평상시보다 보일러 진동이 심하다면 즉시 보일러 가동을 멈추고 연통을 청소해주는 것이 좋다.

◇전기보일러, 배선용차단기 설치하고 정상 작동여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전기보일러는 일반적으로 히터봉을 이용하여 물을 데우고 순환펌프를 통해 물을 배관 등에 순환시킴으로서 난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전기를 사용하여 물을 가열하므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나 산소결핍에 의한 사고 발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연통도 필요가 없어서 설치가 간편하여 보일러 시공 시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연통이 없으므로 당연히 연통 청소 등을 하지 않아도 되므로 다른 보일러에 비해 관리도 수월하고 전기만 사용하므로 깨끗하다.

하지만 전력소모가 커서 보일러 가동 시 타 연료에 비해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러므로 누진세 적용을 받는 일반 가정용으로는 아직까지는 적합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전선용량이 적정하지 않을 경우 전선 과부하로 인한 전기화재의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해당 보일러에 적합한 적정용량의 전선 가설 및 적정용량의 배선용차단기를 설치하고, 월 1~2회 시험버튼(Test Button)을 눌러서 배선용차단기의 정상 작동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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