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 교수중앙대학교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지난 칼럼에 이어 관리자들이 현장이나 안전 관련 회의에서 질문을 잘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더 알아보자.

세 번째로 이 사안에 대해서는 ‘내가 할 질문이 아닌 것 같다’라는 판단을 할 수 있다. 혹은 ‘누군가가 챙기겠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특히 초급이나 중간 관리자의 경우 조직 내 위계 상의 문제로 질문하기를 주저할 수 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예산이 많이 소요되거나 작업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들은 임원급이나 좀 직급이 높은 분이 질문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윗분들이 해야 할 전용 질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한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이 질문에 대한 해결 방안을 빠르게 알아내는 것이 우리 회사의 안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까?’이다. 추후에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해도 되는 질문이 아니라면 가급적 더 시간을 끌지 말고 물어보는 것이 좋다. 아니면 회의를 마치기 전까지 좀 기다려 보는 것도 좋다. 임원분들이 그 질문을 회의를 마칠 때 까지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직접 그 자리에서 바로 질문을 하기 어렵다면 회의시간 외에 개인적인 자리에서 질문을 해보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즉 1:1로 별도로 만나서 질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적극적인 질문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사항들을 알려주고, 더 나은 방안을 모색하게 하는 것은 조직 내에 중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질문을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시급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물어보는 것이 좋다.

네 번째로 ‘질문했다가 골치 아파질 수도 있어’라는 생각도 질문을 하지 않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날카로운 질문이나 모두 알면서도 외면해왔던 질문들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사실 나에게 불이익이 올 것을 각오하고 질문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때로는 조직 입장에서 나중에 큰 문제가 발생하여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보다는 지금 당장 약간의 파장이 있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우리는 최근 중처법 시행 이후 중대재해 발생으로 인해 경영진이 구속되고, 조직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사례를 언론을 통해 목격하고 있다. 왜 그 조직의 구성원들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고 개선을 요구하지 않았을까? 물론 안전관리자나 현장의 관리자들이 질문하고 요구했지만 경영진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무시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다른 부서나 공장, 팀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것은 자꾸 제동을 걸고 문제를 제기한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고 방해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을 하지 않으면 추후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질문을 했을 때 나, 우리 팀, 혹은 조직에 파장이 생길 것 같다면 우선 이 질문으로 잃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음엔, 질문을 하지 않고 넘어가면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질문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와 같은 속담이나 “댐은 한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와 같은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나중에는 그 일에 대해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리면 질문해야 할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된다. 지금 일하고 있는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안전 관련 문제들의 목록을 작성해보자. 이 목록에 있는 사안들은 어떻게 보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문제가 일상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일은 다른 조직이나 현장의 이야기가 아니다. 거의 모든 조직이나 현장에서 유사한 일들이 일어난다. 하지만 작은 문제나 오류가 반복되다 보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질문을 꾸준히 해보자. 질문하는 것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일상적인 안전 문제나 오류를 극복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Fadem, T. J. (2008). The art of asking: Ask better questions, get better answers. FT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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