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권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이사장
전범권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이사장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재난연감>에 따르면 최근 2년(2020~2021년)간 전국에서 총 1만 4950건의 등산사고가 발생해 192명이 숨지고, 8506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3월에는 941건의 등산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사망자는 15명, 부상자는 539명으로, 2월(827건)과 비교해 약 15% 증가한 것을 엿볼 수 있다. 산과 숲길은 찬 기운이 가시는 4월까지는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시기이므로, 철저한 준비와 더불어 산행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빙기 안전산행, 준비물품 알아보자 !
봄철 해빙기 산행 시 들뜬 마음처럼 몸도 가벼우면 가장 좋겠지만,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은 시기이므로 필요한 장비를 갖춰야 한다. 기본적으로 손전등과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물과 간식, 보온의류 및 방풍의, 모자, 장갑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손전등의 경우 배터리 잔량이 충분한 지 확인하고, 미리 완충하여 산행한다. 체력이 떨어졌을 경우에 빠르게 에너지화 할 수 있는 단당류 간식(양갱, 사탕 등)을 주머니에 휴대하여 산행 중에 쉽게 꺼내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의류는 기본 등산복 외에 바람막이용 겉옷과 보온용 의류를 추가로 준비해서, 땀이 나거나 기상상황 등에 따라 입고 벗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자와 장갑, 등산화 외에도 스틱과 낙엽 아래 눈과 얼음으로부터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한 아이젠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산행 과정별 안전수칙 지키기
산행 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체온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칭은 굳은 몸을 부드럽게 만들고 근육과 인대의 운동 범위를 넓혀 부상을 방지한다. 발목, 손목 등 작은 관절부터 허리 같은 큰 관절까지, 특히 다리 근육을 많이 사용하므로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산행 중에는 무엇보다 미끄러짐에 주의한다. 특히 봄철 해빙기 산행은 얼음과 잔설이 남아 있기 때문에 미끌림이 심하다. 응달이 지거나 깊은 계곡의 낙엽이 쌓인 구간은 스틱이나 나뭇가지, 이마저도 없다면 발을 이용해 상태를 확인 후 통과한다.

또한, 얼었던 표면이 녹으면서 약해진 지반에서 사태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계곡이나 가파른 사면길은 물론, 길 위에 잔돌이 떨어진 구간은 주의를 기울여 통과한다. 절벽, 급경사와 같은 위험 구간이 있을 때는 안전을 확보한 후 통과하고 지정 탐방로만을 이용해야 한다. 구조 요청을 해야 할 때는 등산로에 설치된 다목적 위치표지판을 활용해 침착하게 신고하면 된다.

산행을 마친 후에도 스트레칭을 하여 근육통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부하가 걸리기 쉬운 발목과 종아리 근육을 충분히 풀어준다. 또한, 충분히 쉬면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안전한 산행을 위한 교육 필요
무엇보다 봄철 해빙기 같은 시기에 본인이 사용하는 장비의 올바른 사용법과 안전한 산행을 위한 기본수칙 등을 배워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사고가 나더라도 안전하게 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 국립등산학교에서는 국민의 안전한 산행을 지원하기 위한 ‘숲길 이용자 안전을 위한 예방체계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3월부터 11월까지 대상별 숲길 안전사고 예방 교육을 위해 민·관 산악구조대원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과 숲길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은 구조대원 대상 구조교육과 더불어 숲길 이용객을 위한 매듭법, 응급처지법 및 각종 사고예방 교육을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다. 또한, 계절별 안전산행 요령 및 대처방법과 숲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 및 대처방법을 영상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센터와 등산학교 누리집을 통해 확인가능하다.

똑같은 산이라도 언제 가고, 어떻게 준비해서 가느냐에 따라 산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따스한 봄 햇살로 우리 몸을 감싸다가도, 강한 바람과 얼음장 같은 차가움으로 지난겨울의 속살을 온전히 드러낼 때도 있기에,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해빙기 산행 시 충분한 사전 준비와 교육으로 안전한 산행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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