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사실상 금리인상 중단으로 해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는 다시 1.25%포인트로 확대됐다. 다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물가둔화’를 언급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사실상 종결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미 최종 금리 수준에 육박한 한국은행 역시 이번 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은 1월 31일~2월 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4.25~4.5%에서 4.5~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지난해 4차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후 지난해 12월 ‘빅스텝’으로 보폭을 낮췄다. 이후 올해 첫 FOMC에서 인상 속도를 더 줄인 것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2% 물가상승률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며 “양적긴축(QT)도 상당한 규모로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아직 초기 단계지만 디스인플레이션(물가둔화)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폭이 축소된 데다, 물가 둔화를 언급한 만큼 사실상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40년 만의 최악인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데다,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이번 달 23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하는 등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물가가 5%대로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시장금리도 상당폭 하락한 데다 원·달러 환율도 크게 낮아지는 등 시장 전반의 불안도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하면서 시장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중단을 염두에 두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도 이번달 회의부터 금리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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