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 교수(중앙대학교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학교 심리학과)

말과 관련하여 모두 다 아는 속담이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일 것이다. 이 속담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단어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작업 현장에서의 의사소통은 비언어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언어로 진행이 된다. 이러한 언어는 개인의 지식, 감정, 의견이나 생각, 경험 등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고, 상대를 이해하고 함께 공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하지만 우리가 작업 현장이나 회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대화들을 점검해본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이나 태도를 형성하게 하는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몇 가지 대표적인 경우 중 하나가 개인의 의견(opinion)과 사실(fact)을 혼동하는 것이다. 즉 특정 사실을 보거나 들은 후에 이에 대한 개인의 판단과 해석이 발생하는데, 본인의 판단과 해석 즉 의견을 사실로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 말한 내용을 이해하고도 갈등을 경험하기도 하는데 이는 주로 사실과 의견을 혼동할 때 발생한다. 대화의 내용에서 사실은 참이나 거짓으로 구분할 수 있는 진술을 의미하고, 의견은 말하는 사람의 판단이나 해석, 신념에 기초하며 사실과 다르게 참과 거짓을 구분하기 어렵다.

아래 표에 있는 예를 보면 두 진술 간의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예와 같이 사실과 의견에 대한 진술을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점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 대화에서 의견을 사실인 것처럼 믿거나 상대나 다른 사람에게 말해서 불필요한 갈등이나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갈등이나 논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사실이 아닌 의견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내 생각에는---”, “내가 보기에는---”과 같은 'I' 메시지(message)로 대화를 시작하면 그 의견은 덜 적대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I 메시지로 대화를 시작하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한 후에 말하고 극단적인 표현이 감소한다.

따라서 사실이 아닌 개인의 생각과 판단, 의견을 이야기할 때 본인의 의견이라는 것을 명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슷하게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본인이 추론하고 이러한 추론을 사실로 받아들일 때에도 논쟁이나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고 하기보다는 언급할 행동(사실)을 이야기 하고 그 다음에 개인의 해석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본인의 추론을 제시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다. 추가적으로 다음 문장처럼 본인의 해석이나 추론이 맞는지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 안전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한 후 나에게 관련 정보에 대한 메일을 보내지 않았을 때(사실), 나한테 기분이 좋지 않았거나 이 개선하는 걸 귀찮아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추론, 해석), 맞을까요(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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