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추석(秋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추석 연휴는 다시 예년의 북적북적한 우리 고유의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전망이다. 3년만에 거리두기 없는 추석 연휴인 만큼 이제는 그간 억눌린 친척 방문, 가족 만남, 여행 등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보고 싶었던 이들과 이야기꽃을 피울 설렘에, 여느 때보다 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모두가 부풀어 있을 이 시기 결코 간과해선 안 되는 한 가지가 바로 일터의 안전 문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 시기 산업현장에서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쉽게 누그러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실제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추석 연휴 전후 10일간 발생한 사고사망자 수를 보면 하루 평균 2.27명으로, 그 외 기간(1.88명)과 비교해 20.7%(0.39명) 가량 높다.

휴가 일정에 맞추기 위해 근로자들이 평소보다 서둘러 작업을 마무리 하고자 작업안전절차 등을 생략하기도 하고, 연휴가 끝난 이후엔 그간 가동이 중단된 기계‧기구 등 생산설비 등을 재가동‧정비하는 과정에서 끼임 등 각종 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문화적‧언어적 차이로 인해 안전의식이 미흡하고, 작업안전 수칙에 대해 제대로 숙지가 되지 않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중‧소규모 제조사업장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을 이끄는 사업주부터 일선 현장의 근로자까지 철저한 안전의식을 바탕으로 연휴 전후 빈틈없는 안전관리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배경이다.

안전으로 행복하고 풍성한 추석을 보내기 위해 우선 사업주는 근로자들이 조급하게 작업에 임하지 않도록 연휴 전 납품 기일 등을 고려해 적정 작업 물량과 시간을 조율해야 한다.

특히 안전보건관계자들은 비상대응체제를 구축해 연휴 기간 중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만일에 사태에 대비하고, 일선 현장에선 기본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사업장 내 안전을 소홀히 하는 분위기가 싹트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연휴가 끝난 뒤에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 작업을 재개할 땐 기계‧기구 등 각종 설비에 대한 선제적인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특히 정비가 필요한 경우라면 반드시 전원 차단 등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개‧보수작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휴 기간에도 불가피하게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라면, 작업 숙련도와 경험이 미숙한 근로자 홀로 작업에 나서지 않도록 하고, 반드시 관리감독자 또는 경험이 풍부한 근로자를 함께 배치해 안전한 작업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외에도 명절 증후군 등 직장 밖 스트레스 및 육체적 피로를 겪었을 근로자들의 정신적‧신체적 상태를 감안해 작업 전에는 스트레칭을 실시하고, 무리한 작업 강행을 지양하는 등 근로자들이 서서히 일터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안전이다. 고향 방문 및 가족여행을 위한 일정 관리, 선물 준비 등 정신없는 이 시기, 모두가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고 일터 곳곳에 위험이 싹트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찾아올 수 있다.

추석 명절의 시작과 끝에 안전이 있을 때 행복하고 풍요로운 한가위를 보낼 수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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