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2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현황 발표

이미지 제공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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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우리나라 기업과 자영업자가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1600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에 빚으로 버티는 기업과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서비스업 등의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1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64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63조9000억원(4.0%) 증가했다. 이는 전분기(50조1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2020년 2분기(69조1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폭 늘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208조9000억원(14.5%) 증가해 역대 최고 증가폭을 기록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공급차질 심화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지속으로 증가폭이 크게 늘었다”며 “서비스업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운전자금 수요 증가, 코로나 금융지원 자금 공급 등으로 대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 산업별 대출금의 전년대비 증가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용도별로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건비 등 사업 운영에 쓰는 운전자금이 전분기대비 41조9000억원(4.5%) 늘어난 97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2분기(52조1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증가폭이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23조3000억 늘면서 전분기(106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시설자금은 전분기 대비 22조(3.4%) 늘어난 672조2000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3분기(23조5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85조6000억 늘면서 역대 최고 증가폭을 나타냈다. 시설자금 대출이 역대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한 것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증가와 코로나19로 재확산으로 인한 업황부진으로 설비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송 팀장은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지속된 데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1분기 업황이 부진해 지면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났다”며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로 상업용 부동산으로 투기 수요가 이어지면서 시설투자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 도‧소매업 대출금 규모 333조5000억원
자영업자 대출도 늘고 있다. 서비스업 대출 중 주로 자영업자가 몰린 숙박 및 음식점업, 도·소매업의 대출금 규모는 333조5000억원이며 이중 예금은행 대출금은 212조3000억원이다.

예금은행 대출금 가운데 법인기업 대출이 99조4000억원(46.8%), 자영업자 등 비법인기업은 113조원(53.3%)이다. 비은행예금기관의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집계가 되지 않은 액수라 이를 포함하면 실제 자영업자 대출은 113조원 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 대출잔액은 1073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6조4000억원(4.5%) 늘었다. 2020년 2분기(47조2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증가폭이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61조7000억원(17.7%) 늘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대출 중 부동산업이 상업용 부동산 투자로 전분기대비 13조3000억원 증가한 34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11조2000억원) 보다도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지난해 3분기(13조8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증가폭을 기록했다. 도·소매업(10조5000원→11조8000억원), 정보통신업(1조1000억원→2조7000억원), 숙박 및 음식점업(1조9000억원→2조5000원) 등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 됐다.

송 팀장은 “부동산업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 지속으로, 도소매업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운전자금 중심으로 늘었다”며 “숙박·음식점도 코로나로 인해 업황 부진이 지속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은 전분기대비 29조9000억원 늘어난 62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고, 시설자금은 16조5000억원 늘어난 445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대출은 전분기대비 13조2000억원(3.2%) 늘어난 42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2조8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8조6000억원(7.2%) 증가했다.

제조업 가운데, 화학·의료용 제품(1조2000억원→2조8000억원) 증가폭이 확대됐고, 전기장비(-1000억원→1조3000억원), 금속가공제품(-2000억원→9000억원), 기타기계·장비(-1조원→7000억원) 등은 증가로 전환했다.

용도별로는 운전자금 대출액은 25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9조2000억원 늘었고, 시설자금 대출은 169조2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4조원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더 빠르게 늘었다. 예금은행의 경우 전분기대비 28조1000억원(2.5%) 늘어난 116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상호저축은행 등 비예금은행취급기관은 전분기대비 35조8000억원(8.1%) 늘어난 475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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