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명 차장, (주)풍산 부산사업장

0.69%의 재해율을 기록한 지난해 재해를 입은 근로자의 근무년수를 살펴보면 1년 미만의 재해자가 전체의 60%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6개월 미만 재해자수는 50%대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보면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훈련 체계에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필자는 최근 직원들의 이직이 심한 주변의 소규모 영세사업장에서 사고 사례를 접한 바 있다. 작업자가 황산을 인력운반 대차에 싣고 운반하던 중 황산이 출렁거리다가 튀어 상의에 묻어 흘러내리자, 무의식중에 손으로 툭툭 털다가 손과 팔에 심한 화상을 당한 사례다.

이를 접했을 때 과연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 것은 물론 안전업무를 수행하는 한 사람으로서 심한 자괴감을 느끼기도 했다.

사업장에 입사하면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채용 시 안전보건교육, 유해 위험작업을 할 때에는 특별안전보건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사업장 특성에 맞는 각종 교육을 받은 후에도 매월 2시간씩 정기 안전보건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교육이 이론에 치우치거나 전달식 위주로 법정시간을 채우는데 급급하다면 진정한 교육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안전교육에는 지식, 기능, 태도 교육이 있다. △알 수 있도록 △할 수 있도록 △지식과 기능의 바탕위에서 행동의 전 단계 상태인 태도 즉 의식화가 이루어지도록, 교육을 실시하여야 비로소 안전으로 무장된 근로자를 탄생시킨다고 할 수 있다.

안전교육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외에도 왜 안전이 중요한가를 인식시키는데도 중점을 둬야 한다. 이때에는 내 가족에게 가르친다는 사명감과 의지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또한 당해 사업장의 유해 위험요인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은 물론 취급물질의 사고 발생 시 위험의 정도를 실제 동영상 등을 통해 강의하면서, 교육생들로 하여금 내 주변의 유해 위험에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도록 해야 한다.

각종 재해사례 등을 수집하거나 사업장의 특성과 환경에 부합되는 교안을 준비해 교육을 시행한다면, 주입식 교육이 아닌 강사와 교육생간의 정서 공감을 통해 피부에 와 닿는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옛날 군복무시절, 새벽안개가 자욱한 철원의 어느 유격장 골짜기에서 “높은 산 깊은 골 적막한 산하...”로 시작하는 “전선을 간다”라는 군가를 부를 때, 마치 내가 적진을 향해 진군하는 병사처럼 양 볼의 살이 떨리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이 때 주변환경과 반복된 훈련·교육에 의해 다져진 의식이 행동으로 나타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안전관계자들은 이제부터라도 사업장 근로자들이 안전을 등한시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올 수 있음을 인지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교육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황산의 심각한 위험성에 대해서 “알 수 있도록”, 처음부터 황산이 넘치거나 튀지 않게 소량 취급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설사 튀었더라도 가까운 수돗가나 샤워실에 가서 물로 씻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교육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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