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화인켐(주) 환경안전팀 서성만 과장

우리가 일하는 산업현장은 항상 변화하고 있다. 작업현장은 생산성 향상, 품질 향상, 안전성 향상 등과 관련해 매일 수십 번의 점검과 회의를 반복한다. 어떻게 보면 현장 모두가 전쟁터와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바쁜 일상 속에 우리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 바로 안전이다. 생산 Loss 나 품질 Craim은 나중에 돌이킬 수 있지만, 안전사고는 절대 돌이킬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전사고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 주변의 사고 하나만 분석해보아도 지식부족, 작업표준 미비, 변경내용의 미인지, 독단적인 행동 등 여러 가지의 원인이 있다. 이는 간단한 작업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위험요소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는 사업장 모두의 작업에서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재해는 신입이고 베테랑이고 차이가 없다. 신입직원의 미숙함과 어수룩함에 손쓸 틈도 없이 사고가 발생하며, 베테랑 근로자도 위험요소를 명확히 분석하여 예방하지 않은 채 경험에 의한 행동, 기계설비 작동의 길들여짐, 주변 환경요소에 대한 친숙함 등을 빌미로 안전을 소홀히 하면서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사고는 충분히 줄어들 수 있는 부분이다. 신입직원의 경우 관련 지식과 경험을 꾸준히 습득하고, 경험자는 작업 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재해는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작업현장에서는 생산성 향상, 품질 향상을 위해 이들 부분이 다소 등한시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익숙함, 길들여짐, 친숙함은 생산성을 올릴 수는 있지만, 때로는 엄청난 재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재해는 가족에 있어서 모든 것을 잃게 만들어 버린다. 그 직전까지의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들을 한 순간에 바꿔버리는 것이 바로 사고다. 기나긴 투병 끝에 사망하는 것도 슬픈데 갑작스럽게 불행이 닥친다면 그 가족은 얼마나 허망할까.

아이를 가진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조여지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근로자가 사고로 죽음을 당한 사연이었다. 부인의 간곡한 부탁으로 막 신축한 집에서 고별식이 행해지게 됐다.

주변 이웃들과 회사의 종업원이 다수 참여하여 고별식이 진행됐고, 마지막으로 최후의 이별을 맞이하는 시간이 왔다. 이 때 어린 아이가 “아버지, 빨리 일어나세요, 언제까지 자고 계실 거에요. 눈을 뜨세요...” 라고 울부짓는 모습에 참석자 모두가 눈물을 자아냈다고 한다.

사고는 회사에 있어서 수많은 근로자 중 한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가족에 있어서는 모든 것을 잃게 만드는 매우 무섭고 두려운 존재임이 틀림없다.

아직도 우리의 산업현장에서는 재해의 무서움을 모르고, 순간의 편의를 위해 안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내 아이가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행위를 보고 바로 꾸짖듯이, 내 동료가 잘못된 행위를 한다면 과감히 꾸짖어야 한다. 다시는 잘못된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그 근로자와 그 가족을 위해서 꼭 필요한 행동이다.

순간의 실수, 순간의 행동이 평생 내 자신을, 내 가족을, 내 동료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