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종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이상기후 감안해 선제적인 장마철 대응 준비에 나서야


지난 5월 20일 서울시에 올해 들어서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되었다. 6월 중순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조치지만, 한창 봄의 녹음이 남아있는 5월 중순에 폭염주의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곧 급속한 기후변화로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아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상 고온현상은 갑작스런 장마철이나 우기가 찾아올 수 있음을 예상케 한다. 실제 지난 몇 년간 지구온난화에 의한 이상기후로 인해 집중호우나 게릴라성 폭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옹벽·축대 붕괴, 비탈면 붕괴, 산사태, 토류벽 붕괴, 싱크홀 등 다양한 장마철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장마철에는 많은 강수량으로 인해 지반이 약화된다. 이처럼 지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계속해서 많은 비가 내릴 경우 대규모 산사태나 옹벽·축대, 토류벽 등의 붕괴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 진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2014년 7월 18일에는 집중호우로 인해 건물 3층 높이의 모 중학교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2014년 8월 18일에는 부산 해운대 모 오피스텔 신축공사현장에서 터파기를 끝내고 골조를 올리는 중 토사가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이 사고로 현장 주변 6차로 도로 400m에 대한 차량통행이 이틀동안 전면 통제되면서 인근주민이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이 사고 역시 집중호우로 오피스텔 공사장 흙막이 시설이 수압을 견디지 못해 붕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부터 보름여가 지난 2014년 9월 3일에는 집중호우로 창원 창곡산단 축대가 붕괴되어 축대 아래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에 일하던 근로자 2명이 다쳤다.

집중호우나 게릴라성 폭우는 싱크홀(지반침하)과도 연관이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전국 각지에서 싱크홀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된 상황이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우리 시설안전공단은 지난 2월 전국 지자체로부터 싱크홀 의심지역에 대한 자료를 받아 위험도가 높은 144개 지역을 우선점검 한 바 있다. 현재는 서울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취약지역 184개소(약 400km)를 대상으로 지반탐사를 실시 중이다.

장마철 건설현장의 사고 예방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 5월 한 달 동안 5개 국토지방청을 순회하며 안전교육을 실시하였다. 이외에도 우리 공단은 각종 시설물에 대한 점검·진단 경험을 토대로 옹벽·축대, 비탈면, 건설현장, 노후주택 등에 대한 우기대비 안전점검표를 작성하여 홈페이지(www.cosmis.or.kr)에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그동안 건설안전정보시스템(COSMIS)을 통해 축적한 수많은 사고사례 DB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공단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자료를 배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현장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정부와 공단, 일부 안전전문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이상기온에 따른 모든 재해를 예방할 수 없다. 부디 지자체, 시설물 소유주 및 건설현장 등에서 사전에 장마철 재해 대응 준비를 철저히 해서 올해는 사고 없는 여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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