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층의 안전의식은 사고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석유화학단지는 대형사고의 위험이 항시 잠재되어 있음에도 그 위험도에 비해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 않다. 석유화학산업은 고도의 기술집약적 장치산업이다.

석유화학공단 내에는 수많은 종류의 유해·위험물질이 저장, 취급되고 있다. 또 그 어느 산업보다도 운영 시스템이 복잡하여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산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석유화학단지에선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수다. 헌데 일부에서는 원자력발전소에 비해 화학공단이 안전한 편이고 만약 사고가 발생하여도 인명피해는 소수에 그칠 뿐이라고 쉽게 말한다.

이는 어불성설이다. 사고 발생의 위험은 낮을지 몰라도 밀집된 단지 내 화학공장에서 사고가 한 번 발생하면 이는 곧 대형 참사로 이어짐이 불을 보듯 뻔하다.

위험물의 누출, 화재·폭발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장 내 근로자뿐만 아니라 인근지역의 주민 및 환경 그리고 생태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아울러 화학공장은 시설복구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데다, 이와 관련된 많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니 석유화학공단의 안전관리는 철저에 철저를 기해야만 한다.

잠재 위험이 큰 화학공장은 단순히 관리측면에서 안전이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반드시 회사 차원에서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몇가지 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경영층의 안전리더십’이다.

최고 경영층의 안전의식은 사업장의 사고예방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최고 경영층은 항상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위험을 파악하고 검토하여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위험을 무시하고 근로자들을 위험한 작업장으로 보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사업장의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말이나 구호에 그치는 리더십이 아니라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안전리더십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안전신뢰도가 높은 조직 구축’이다. 여기서 말하는 조직은 누구나 무엇인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그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조직을 말한다. 작은 오류도 철저히 추적하는 능력을 갖추고 위기에서 효과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층부터 현장 근로자들까지 위험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하의상달식의 소통이 가능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

‘실행을 위한 안전시스템의 구축’도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인적자원, 제도와 절차를 갖추더라도 실행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석유화학공장은 변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근무하는 사람은 외형적인 변화에 둔감하다. 그래서 근무자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한다. 따라서 사고를 예방하려면 사람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시스템적으로 접근하여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예방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안전습관을 위한 규율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사고발생 원인의 대부분은 불안전한 행동(Human Error)에 기인한다. 안전수준이 높은 회사와 낮은 회사의 차이는 제도와 절차 유무가 아니라 정해진 규칙을 얼마나 잘 준수하느냐의 차이이다. 따라서 절차와 규칙을 위반하는 것에 대한 신상필벌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안전습관을 변화시켜야 한다.

끝으로 ‘안전문화의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다. ‘안전문화란 누가 지켜보지 않더라고 행동하는 조직의 행동양식’이다. 기존 안전진화의 핵심이 공정·시설개선과 관리시스템 구축이었다면, 이제는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안전문화를 정착시켜야만 안전사고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이같은 다섯 가지의 화학공장 위험관리 대책이 현장 깊숙이 뿌리를 내린다면, 석유화학단지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약고가 아닌 안전한 산업현장의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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