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와 달라…금융권 대출구조 개선

최근 그리스와 중국, 푸에르토리코 등 지구촌 곳곳의 경제 위기 사태가 세계 금융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지난 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처럼 큰 파급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들 3개 국가에서 발생한 금융 위기가 글로벌 경기침제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주요 은행과 금융기관들이 이미 3개 국가의 금융위기를 예상하고, 대처했기 때문이다.

WSJ는 우선 그리스의 경우 주요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미 그리스 금융시장에서 발을 뺐고, 유로존 자체적으로는 금융 방화벽을 마련한 만큼 이들 사태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또한 자본시장 개방정도가 아직 미약한 사실상의 폐쇄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해외에 금융 불안을 야기시키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자치령이기는 하지만 금융·경제 규모가 워낙 작아 국제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티븐 세체티 브랜다이스대 교수는 “현재 이들 위기의 파급 효과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 비하면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금융권의 대출 구조가 2008년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조사에 따르면 타국에 대한 전세계 은행의 외화 대출 규모는 2004∼2007년 사이에 무려 17%나 늘어났지만 2008년 위기를 겪은 뒤부터 이 비율은 해마다 0.5%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디폴트 위기가 다른 나라로 번지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시아 신흥시장에는 불안요소로 작용

그렇다고 무조건 낙관적인 전망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WSJ는 “위기는 여전히 존재하고 아직 안전한 상황은 절대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중국 기업들이 안고 있는 외환 부채가 2008년에 비해 4배 가량 늘어나 무려 8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WSJ는 중국이 미국 내 금융·자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비록 매우 작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 중국의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중국의 위기로 다른 국가들이 받는 타격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중국의 세계적인 영향력도 2008년 위기 당시보다 크게 강화된 가운데 중국 위기의 위협은 과거보다 훨씬 클 수 있고, 중국 경기 둔화의 영향은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이들 위기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는 ‘투자와 고용을 저해하는 불확실성’도 포함된다. 오래된 그리스 위기에 이어 최근에 들어 푸에르토리코 채무 위기가 드러나면서 전세계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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