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근량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장

흔히 감기로 알려진 인플루엔자는 전염성이 강한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매년 겨울철부터 다음해 봄철까지 유행한다. 일반인도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일상생활이나 업무상에 막대한 차질이 생기지만,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의 경우는 특히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생명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단순히 ‘플루(flu)’라고 부르는 인플루엔자(influenza)는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1300년대 이태리어 influentia로부터 유래됐다. 인플루엔자는 흔히 독감이라고 불리기 때문에 감기와 같은 병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감기와 인플루엔자는 큰 차이가 있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다양한 감기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을 말하며,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호흡기(코, 인후, 기관지, 폐 등)를 통하여 감염되어 생기는 병으로 감기와는 달리 심한 증상을 나타내거나 생명이 위험한 합병증(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의 흔한 증상으로는 열감(발열), 두통, 전신쇠약감, 마른기침, 인두통, 코막힘, 근육통 등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의 가장 기본은 백신접종이다. 매년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감시결과를 바탕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성분을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건강한 젊은 사람에서 약 70∼90%의 예방 효과가 있으며, 노인 또는 만성질환자의 경우는 그보다 효과가 약간 떨어지지만 합병증 예방과 입원, 사망률을 낮추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때문에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 심장·폐 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와 그 보호자, 그리고 생후 6~59개월 소아, 임신부 등을 우선접종 권장대상자로 정하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예방접종 권장 시기는 10월~12월이며, 만 9세 이상 성인은 매년 1회만 접종하나, 생후 6개월∼만 8세 이하 소아는 2010년 7월 1일 이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2회 이상 받지 않았다면 2회 접종을 해야 한다.

인플루엔자는 환자의 기침, 콧물 같은 분비물을 통해 쉽게 감염이 일어나는 급성호흡기질환으로 예방접종과 함께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 준수가 중요하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 생후 6∼59개월 소아, 임신부, 50∼64세 연령 등 예방접종 권장대상자는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에는 손수건이나 휴지,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기침 에티켓을 지키고 발열과 기침, 목 아픔,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자주 손을 씻고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에는 가급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의 방문을 피하며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 질환이므로 다른 바이러스 질환과 같이 대증치료가 주된 치료법이다. 안정을 취하면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해열진통제, 진해거담제 등을 복용하여 증상을 경감시키면 된다. 중이염, 폐렴과 같은 합병증 또는 2차 감염이 발생하면 항생제를 복용하지만 합병증이 없는 인플루엔자인 경우는 항생제 치료에 효과가 없다. 다만 심할 경우는 합병증 예방을 위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꼭 진료를 받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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