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 개막이 2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이 ‘대한민국~’의 함성에 묻혀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월드컵의 열기는 오는 12일 그리스전에서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컵의 열기하면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거리응원이다. 이번 월드컵에도 거리응원은 우리나라 곳곳에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거리응원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시작됐다. 당시 첫 경기인 폴란드전에 수만명에 불과했던 응원단은 이후 미국,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전 등을 거치면서 그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다. 4강전이었던 독일 전에는 무려 700만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붉은 물결 그 자체였다.

이 때 세계 각국에서 거리응원에 찬사를 아끼지 않은 것은 질서정연한 응원문화였다. 안전과 질서를 갖춘 우리나라 응원문화는 당시 전세계 방송에 소개됐고, 이를 즐기기 위한 외국인 관광객 수도 늘어나면서 전세계에 대한민국 응원 신드롬이 생겨날 정도였다.

이때부터 정착된 거리응원문화는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아무런 사고 없이 안전하게 펼쳐졌다.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서도 역시 예전과 같은 질서 있고 안전한 거리응원이 펼쳐질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안전에는 예상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이번에도 그러할 것이라는 매너리즘에 빠진 안일한 생각은 독이 되어 또 다른 사고를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6일 북한과 나이지리아의 월드컵 평가전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거리응원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경기는 질서를 무시하면 한 순간 아수라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또 한 번 각인시켜주었다.

이날 경기는 그 시작부터 불안한 징조를 보였었다. 무료입장권을 받으려는 관중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관중 2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후반 6분이 경과된 후에는 심판감독관에 의해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응원과열로 안전난간대가 파손되자 심판이 이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하기 위해 잠시 경기를 멈춘 것이다. 심판의 빠른 판단이 없었다면 또 한 번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월드컵 거리응원은 수백만의 인파가 모이는 그야말로 거대한 축제의 장이다. 조그마한 잘못된 행동이 엄청난 인명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난 8년간 아무런 사고가 없었다는 매너리즘에 사전 안전대책을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철저한 전방위적인 대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아무리 경기에서 이겼다 한들 응원도 중 불상사가 발생했다면 승리의 의미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안전과 질서가 전제될 때 승리의 기쁨은 배가될 것이다.

이번에도 세계 이목이 우리나라 선수들의 선전과 질서정연한 우리만의 응원문화에 집중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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