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호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장

산을 찾는 등산 인구는 해마다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와 웰빙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전국의 국립공원과 도립공원이 무료로 개방되면서 숲 속에서 건강을 찾으려는 등산객들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특히 봄, 가을철이 되면 전국의 산야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등산을 통해 친목을 다지고 삶의 활력을 찾으려는 가족, 연인, 친구, 직장동료, 산악회 등 등산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이처럼 숲은 우리들 삶의 일부로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소중한 산림이 봄철과 가을철 대형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실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산림청 산불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봄철에 발생하는 산불이 전체 산불의 67%를 차지하고, 요일별로는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일요일·공휴일이 28%, 월별로는 3월~5월이 65%를 차지했다. 특히 이 기간에 발생한 산불이 전체 산불 피해 규모의 95%를 차지하고 있어 봄철 산불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산림청과 지자체에서는 봄철과 가을철 산불 방지를 위해 산불 기간 동안 등산객이 많이 찾는 전국 유명산을 중심으로 중형헬기와 대형헬기를 이용한 공중계도 단속 및 초계비행을 강화하고 있다. 또 산불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지상계도 단속을 강화하는 등 산불예방활동을 모든 산림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산림청은 ‘산불정보관제시스템’을 이용하여 전국의 산불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산불 진화에 신속한 대응을 하고 있다. 전국 어디에서 산불이 발생하더라도 10분 이내 이륙해서 30분 이내 산불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진화헬기 출동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또 진화헬기가 안전하게 비행하고 공중진화 할 수 있도록 ‘안전운항관제시스템’을 이용해 공중진화 역량을 강화하는 등 중·대형산불 방지를 위해 만전을 다하고 있다.

이밖에도 산불 발생 위험성이 높은 지역과 제주도와 같이 천연산림자원 가치가 높은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헬기(KA-32T)를 전진 배치해 초동진화를 더욱 용이하게 했고, 산불 킬러인 초대형헬기(S-64E)를 권역별(익산, 강릉, 진천, 안동)로 분산 배치해 전국적인 중·대형 산불 방지망을 구축했다.

산불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국민들 모두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산불이 발생하면 우리가 수십 년간 소중하게 가꾸고 보존해온 산림이 한순간에 잿더미가 돼버린다. 게다가 이것을 자연 그대로 원상 복구하는 데는 50년 이상의 엄청난 시간과 돈이 소요된다. 따라서 우리들 모두가 피땀으로 쌓아온 공든 탑이 한순간의 실수로 무너지는 것은 막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산불로부터 숲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숲이 국민들에게 주는 혜택을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하면 약109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엄청난 혜택을 계속해서 누리기 위해서는 산을 찾는 국민들 모두가 숲 속에서 안전수칙을 지키고 산불예방활동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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