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진선미 과장

피부에 발진과 수포가 생기고 통증이 심해 내원하는 환자들이 부쩍 많아졌다. 이들은 통증 뿐 아니라 피부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과 같은 이상감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환자들을 검진해보면 대상포진을 앓아온 경우를 적잖게 발견할 수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보통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 속에 잠복해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어린이가 흔히 걸리는 수두의 원인체인 수두 바이러스와 동일하다.

그러나 우리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다시 피부로 내려와 그 곳에서 염증을 일으켜 대상포진을 발병시키는 것이다.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피부발진이 있기 4~5일 전부터 피부분절에 통증이 생기고 피부홍반이 띠 모양으로 나타난다. 이어 군집한 수포가 홍반 위에 생기고 약 3일이 지난 후에는 수포가 농포로 변하고 7~10일째 가피가 생긴다. 평균적으로 발진은 이 같은 증상이 2~3주일 정도 경과하고 나타난다.

이때 통증은 발진이 치유될 때를 전후로 점차 소실된다. 그러나 발진이 발생한지 1달 후에도 통증이 잔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부른다.

대상포진을 치료할 때에는 세균 감염이 발생해 곪는 현상과 다른 피부로의 전이를 방지해야 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이러한 세균 감염으로 인한 피부질환이 완벽히 치료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평균적으로 6개월 후 통증 잔존률이 20~50%에 이르는 노인이나 면역억제 환자 등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빈도가 높은 환자들은 강력한 통증 치료가 필수적이다.

대상포진은 대부분 항바이러스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확산기간의 단축, 발진치유 촉진, 급성통증의 기간과 정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는 발진 발생 72시간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편 수면장애를 일으킬 정도의 급성대상포진 통증은 가능한 빨리 제거해야 한다. 이러한 급성통증은 신경차단 시술을 실시하면 즉시 감소된다. 그러나 아주 심한 급성대상포진 통증은 간헐적인 신경차단으로는 치료가 부족해 경막외 차단을 시술하기도 한다.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되도록 빨리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항바이러스 약물을 복용하거나 적극적인 신경차단 등으로 통증을 조기에 조절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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