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내과 김지홍 과장

기침과 가래가 심한데다가 걸을 때 마다 숨이 차다며 진료실을 찾는 중년 이상의 환자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보통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고 늦게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을 감기 혹은 노화의 일종으로 생각하며 지내왔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도 커다란 불편함이 없어 무심코 지내오다 병을 더 진전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들의 경우 진단을 해보면 만성폐쇄쇄성폐질환(COPD)으로 나올 때가 적잖게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발병의 주된 원인은 흡연이다. 또 산업체 혹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곳의 오염된 실내 공기도 주요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질환은 이처럼 유해 먼지의 장기간의 흡입으로 기도에 만성염증이 생겨 기도에 공기흐름이 나빠지거나 폐장 자체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미국의 경우 만성폐쇄성질환 환자의 약 90%가 담배를 피우거나 흡연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흡연자 중에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는 20%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까지 합치면 더 높은 수치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하루에 한갑씩 20년 이상 흡연을 한 45세 이상의 한국인의 만성폐쇄성폐질환 유병율은 35.6%에 이르며 흡연량이 많을수록 그 발병빈도는 높아진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대부분 40대 이후에 발병하게 되며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주된 증상은 만성적인 기침이며,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나 점점 지속적으로 변하게 된다. 또 끈끈한 가래가 지속적으로 배출되기도 한다.

병이 더 진행되면 운동 시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동반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기관지 천식과 혼동하기 쉽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진단하는 방법은 기도폐쇄 소견을 확인하는 폐기능검사이다. 이때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흉부 X선 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제로는 질환의 경중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기관지 확장제, 거담제, 진해제를 사용한다. 세균 감염 소견이 관찰되면 곧 항생제를 투여하게 된다. 독감과 폐렴구균 예방접종 도 미리 맞아두는 게 좋다. 만약 증상이 악화될 경우에는 약 10일 정도 부신피질호르몬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약물요법 외에 운동요법을 통해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발생하면 완치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한 이 질환은 증상이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병의 위험인자인 흡연부터 중단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흡연자이거나 유해공기에 장시간 노출됐던 사람이라면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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