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화주공2단지 한용훈 관리소장

 


관리주체에 강제적인 법 준수 유도 보다는 시 차원의 안전으로 접근해야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어린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범국가적인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법은 없는 법이다. 법 시행 과정 속에서는 법과 어린이놀이시설 관리주체 간의 괴리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경기도 시화주공2단지 관리소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용훈 소장과 만나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어린이놀이시설의 안전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아파트의 관리소장을 떠나 어린아이를 둔 부모 된 입장에서 아이들이 놀이시설을 이용하던 중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사례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어린이들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 그런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어놀다가 다치고 있다. 어른들의 더 많은 관심과 노력, 그리고 정부 및 관련기관들의 효율적인 투자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이 시행됐다. 놀이시설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이 시행된 2008년 1월만 하더라도 대다수의 관리자들이 비용측면과 행위측면에서 부담스럽다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 대부분이 법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 관련 법령들을 잘 준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시화주공2단지도 자체 안전점검, 안전교육, 배상책임보험가입 등 제반 규정 등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매월 하루를 ‘안전관리의 날’로 정하여 각 놀이터별로 점검일지를 가지고 안전점검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

Q. 어린이놀이시설을 관리하는데 있어 애로사항은?

우리 시화주공2단지 아파트는 1997년 10월에 준공(사용승인)한 아파트로, 2015년 1월 26일까지 어린이놀이터의 놀이시설을 전량 교체해야 한다. 우리 아파트 뿐만 아니라 전국 거의 모든 기축아파트들도 마찬가지다. 안전관리법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설치된 놀이시설은 대부분 현재의 안전기준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점이 관리소장으로서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Q. 그렇다면 그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준다면?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자체의 지원제도다. 시민의 안녕과 복리를 추구하는 행정에 있어 어린이들의 안전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각 지자체들이 이 점을 항상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놀이시설 관리주체에게 법령 준수를 강제적으로 유도하는 측면에서 벗어나, “우리 시에 안전한 놀이터를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금 현재는 각 지자체의 조례에 의해 어린이놀이시설에 대한 지원이 제각기 이뤄지고 있다. 어떤 지자체에 속하느냐에 따라 지원을 많이 받고, 적게 받고, 아니면 아예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2015년까지 한시적이라도 특별예산을 편성, 100% 만족하여 지원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각 놀이시설에 공평하게 배분하여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전국적으로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이 유효하게 준수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Q. 아파트관리소 입장에서 보면 건물관리업 근로자들의 안전문제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안전관리를 펼치고 있나.

그동안 건물관리업은 대표적인 안전사각지대 중 하나였다. 타 업종과 비교할 때 안전관리시스템이 매우 미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건물관리인들의 사고사례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면서, 일선 관리소들 역시 안전활동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체계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고 있다.

우리 아파트도 최근 이들에 대한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했다. 모든 작업에는 기본적으로 2인 1조로 움직이도록 하고 있으며, 부득이 1명이 작업을 하게 될 경우에는 관제실로 사전통보케 하여 CCTV 관제 속에 작업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매월 안전관리의 날을 정해 아파트의 제반시설물을 안전관리 측면에서 재점검토록 하고 있다. 적어도 이날 만큼은 ‘안전의식’을 최고조로 고취시켜 “관리는 안전이다”라는 명제를 마음에 새기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Q. 건물관리업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2인 1조의 근무형태가 이루어지지 않는 소규모 사업장이나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서 하게 되는 청소, 경비원들에게 있어 안전관리는 먼 나라의 이야기로 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안전관리 의식을 생활화 할 수 있게끔 교육 및 각종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소의 비용으로 신속하게 작업을 마치도록 요구하는 풍토가 가장 큰 문제다. 이를 개선하려면 사업주들의 마인드를 변화시켜야 한다. 사업주들은 안전관리에 필요한 인원과 장비가 절대 낭비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에 대한 비용이 정당한 비용이며, 안전관리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 꼭 필요한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근로자들의 무리한 작업진행과 부주의, 그리고 사업주들의 비용에 대한 인색함 등이 건물관리업 종사자들의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최대 요인임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Q. 앞으로 주민안전과 관련한 계획은?

우리 시흥주공2단지 아파트는 시흥에서 기축아파트로서는 처음으로 ‘범죄 예방환경 최우수단지상’을 수상하게 됐다. 물론 시흥시아파트연합회, 시흥경찰서 등 주위 관계자의 협조가 큰 힘이 됐지만, 우리 자체로도 단지 입·출구 차량차단기 설치, 현관입구·놀이터·승강기·지하 및 지상주차장 감시카메라 설치, 24시간 실시간 관제 등을 시행한 것이 주요 원인이 됐다고 말할 수 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우리 아파트 단지는 각 세대에 비디오폰과 현관자동문 설치를 완료한다. 통합관제시스템이 갖춰지면 시흥시 기축아파트로서는 처음으로 차량 뿐 아니라 출입인들까지도 24시간 실시간 관제를 할 수 있게 된다. 안전성 측면이 보다 강화되는 것이다. 앞으로 이외에도 여러 노력을 펼치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아파트 단지로 만들어나가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놀이터의 놀이기구를 전량 교체하는 공사가 있었다. 예산이 부족해 놀이터 5개소 중 1개소만 교체공사를 하려했으나 납품업체의 협조와 직원들의 자체시공으로 공사비를 절약, 2개소에 대한 교체공사를 완료할 수 있었다.

이처럼 직원들과 업체의 자발적인 노력도 아파트 놀이시설의 유지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내가 이곳에서 관리소장으로 10년을 근무할 수 있었던 것에도 이들의 힘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이 자리를 빌려 직원들 및 관련업체에 감사하다는 말 전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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