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만 안전파트장 | 동우화인켐(주)

산업현장에는 수많은 위험이 존재한다. 위험요소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사고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안전활동은 이 위험요소를 줄여 사고의 가능성을 낮추는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 기본적인 안전활동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산업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산재공화국이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다. 정부의 정책, 사업장의 안전프로그램, 근로자들의 안전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 등 안전을 위한 많은 노력이 펼쳐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 분야는 그 노력에 맞게끔 큰 성과를 거두고 있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 산업현장은 언제까지 위험한 상황 속에 계속 머물러 있어야 할까. 그에 대한 방안은 없을까. 그 답에는 바로 안전의 생활화가 있다. 위험을 확인하고, 그를 개선하는 실천노력이 끊임없이 펼쳐진다면 우리나라 산업현장은 빠른 속도의 발전 속에서도 분명 선진국 수준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위험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요시 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지적확인이다. 이것은 확실한 확인의 결정적 수단이다.

우리 모두는 살아가면서 많은 실수를 경험한다. 또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실수는 하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 노력을 위해 가장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바로 지적확인이다. 눈으로 보는 것은 때로는 애매할 때가 많고 실제로도 그러할 때가 많다. 이에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눈으로만 보지 말고, 지적확인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그렇다면 지적확인이란 무엇일까. “손가락의 끝에는 우리의 뇌가 있다”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우리는 거리에서 시각장애인이 지팡이를 바닥에 툭툭 치면서 걷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지팡이 하나로 횡당보도, 수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보도블럭, 심지어 출퇴근길의 혼잡한 계단까지 안전하게 걷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저렇게 걸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의문스러워한다. 이들 시각장애인의 모습이 바로 지적확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쉽게 말해 이 시각장애인들은 지적확인을 정확히 하면서, 지팡이로 이어지는 손가락 끝의 감촉하나로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뇌의 명령에 따라 안전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사업장에서는 위험이 있다는 것을 눈으로는 쉽게 확인하지만, 그 위험에 대한 대처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우리의 손을 이용한 지적확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면, 사업장에서의 불안전한 행동과 상태는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눈으로 현물을 보면서 손으로 가리키고 입으로 ‘~~좋아!’를 외치는 지적확인은 우리의 뇌를 단련시키고, 안전한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확신한다.

‘재해’는 우리가 간과하는 작은 위험의 원인이 서로 겹쳐서 나타난 결과다. 통계적으로 평균 2m의 파도가 치고 있을 때는 100회에 한 번 정도 5m의 파도가 치고, 반나절에 한 번 정도는 7m의 높은 파도가 친다고 한다. 갑작스런 큰 파도에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파도에 휩쓸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재해도 이와 같다. 우리 주변의 사고나 뉴스에서 방송하는 대형사고의 그늘에는 우리가 무시하고 간과한 300회라는 재해의 밑거름이 존재하고 있다.

하인리히의 1 : 29 : 300의 법칙은 살아있다. 생활 속 지적확인을 통하여 300이라는 ‘재해의 씨앗’을 제거해야 한다. 재해의 씨앗을 사전에 제거한다면 우리 주변은 안전한 터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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