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건공단 이준원 산업안전실장


외국인근로자 재해감소를 위한 특별대책을 수립 중
산업현장에 기본과 원칙 준수하는 문화 조성돼야

최근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실의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소규모 사업장의 재해를 반드시 줄이겠다는 목표 아래 맞춤형 사업들을 다양하게 개발·추진해나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는 위험성평가(유해·위험요인 자기관리) 사업에 대한 준비에도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안전보건공단 이준원 산업안전실장을 만나, 우리나라 소규모 사업장의 재해 문제와 내년 시행 예정인 위험성평가제도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위험성평가 사업이 내년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산업안전 분야는 감독 및 점검 등의 사후관리 차원의 정책을 주로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산업현장이 다변화·다양화되고, 위험요인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정책적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런 가운데, 사업장 내 재해 및 직업병 발생 원인을 노사가 자율적으로 발굴·개선하는 위험성평가는 그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어떻게 보면 위험성평가는 산업안전보건 분야가 발전하는데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정책입니다. 우리 공단에서는 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게끔 철저히 준비해나가는 것은 물론, 제도의 발전방안도 지속적으로 모색해나가고자 합니다.

Q. 전면시행을 앞두고 준비하고 계신 사항들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난 3년간의 시범사업을 통해 얻어진 노하우와 경험들을 최대한 활용해 내년 전면시행에 대비해나갈 계획입니다.

위험성평가 기법, 우수사례, 모델들을 최대한 많이 개발·보급해나가고, 위험성평가 인정제도 등 사업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우선적으로 중점을 둘 것입니다.

특히 사업장에서 위험성평가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각종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올해 안에 구축할 예정에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조만간 용역을 통해 본격 추진할 예정인데, 이때에는 사업장별로 활용할 수 있는 평가기법들도 세부적으로 다양하게 마련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프레스 공정이라고 하면 그에 맞는 위험성평가 모델을 제시해놓고, 사업장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꺼내어 활용할 수 있게끔 할 방침입니다.

Q. 위험성평가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관계자들에 대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준비상황을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고용부 관계자와 고시제정안 회의를 가졌는데, 그 때 사업주에 대해서는 2시간 정도, 관리감독자에 대해서는 4시간 정도 교육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사업장의 평가요원들에 대한 교육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평가요원자격과정을 올해 내로 마련해 시행할 예정에 있습니다. 이들 평가요원들에 대한 교육은 2014년 제조업부터 본격 시행되는 산재예방요율제를 감안하더라도 꼭 필요한 부분이니만큼 철저히 준비해나갈 계획입니다.

Q. 일부에서는 위험성평가 사업에 보건 분야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지금도 보건 분야의 경우 화학물질에 대한 부분 등이 위험성평가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위험성평가 자체가 기계안전 쪽을 중시하고 있다 보니, 보건 분야가 등한시된다는 오해가 있는 것입니다.

위험성평가도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KOSHA18001의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과 마찬가지로 사업장의 안전보건입니다. 때문에 안전과 보건 모든 분야를 아울러야 하는 제도이며, 우리 공단도 그러한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위험성평가를 전담하는 조직을 임시로 만들어서 안전과 보건, 그리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건설업 등을 모두 아우르는 방향으로 사업을 준비해나갈 것입니다. 또 건강관리 등 포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갈 것입니다.

Q. 위험성평가가 현장에 자리잡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위험성평가는 지금까지의 산재예방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으로, 우리나라가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EU가 1996년에 위험성평가에 대한 기준을 만들었고 주요 선진국들이 2000년 전후로 대부분 시행을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이들에 비해 10년 이상 늦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제도를 좀 더 빨리, 좀 더 효과적으로 현장에 정착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장의 의지와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위험성평가를 하여 그에 따라 위험요인을 개선하고 피드백하는 등의 노력이 사업장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야하는 것입니다.

이를 감안해 우리 공단에서는 앞으로 사업장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노력을 유도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제도를 운영해나갈 것입니다. 또 필요한 지원도 아낌없이 해나갈 계획입니다.

Q. 최근 소규모 사업장의 재해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소규모 사업장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재해의 90% 가량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 공단의 모든 사업역량, 인력투입, 예산투입이 이들 소규모 사업장에 포커스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대행기관을 통해 시행하는 소규모 사업장 집중관리사업, 저희가 하고 있는 재해발생 사업장 적시지원사업, 신규설립사업장 재해예방 구축지원사업 등은 물론, 내년 시행되는 위험성평가 마저도 사실상 소규모 사업장들을 위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으로 이들 사업이 소규모 사업장 재해예방에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나가는 한편, 사업추진상 나타난 문제점들도 지속적으로 발굴·개선해나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안전보건 시설 개선에 재정적, 기술적으로 어려운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설 개선에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최대 2000만원)를 지원하는 클린사업도 차질없이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이에 대한 보조금 재원이 전년보다 93억원 증액된 720억원인데, 그 혜택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보다 많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특히 클린사업에 대해서는 안전보건시설 공급업체의 신용평가 등급을 상향조정하는 등 관리도 한층 강화해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사업 중 ‘재해발생 사업장 적시지원사업’이란 무엇인가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재해발생 직후는 사업주 또는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고, 안전시설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적기(適期)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이에 대한 별도의 예방사업이 추진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공단에서는 당해연도 재해발생 사업장을 대상으로 재해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동종·유사재해 재발방지계획의 수립을 지원하는 사업을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범사업을 면밀히 평가하여 내년 이후에는 좀 더 알차게 사업을 추진해나가는 한편, 향후 우리 공단의 대표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대 구축해나갈 계획입니다.

Q. 신규설립사업장의 재해문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제조업의 6개월 미만 신규설립사업장과 2년 이상의 사업장을 비교해봤을 때 신규설립사업장의 재해가 2.8배 더 많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신규설립사업장은 신규입사자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이나 규정에 서투르고 안전설비가 미약하다는 특성을 보입니다. 재해예방을 위한 기반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이에 우리 공단에서는 올해부터 신규설립사업장의 재해예방 기반을 구축·지원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안전보건매뉴얼 제작 지원, 컨설팅 지원 등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하는 사항을 사업 초기단계에서부터 준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유도하는데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들 사업을 꾸준히 시행해나가는 가운데, 클린융자금 및 보조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해주고 필요로 하는 자료나 교육 등도 최대한 지원하면서 신규설립사업장의 재해를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Q. 최근 외국인근로자의 재해문제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에 대한 공단의 계획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전체 재해자 93,292명 중에 약 6,500명이 외국인근로자였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7% 가량 됩니다. 10년전까지만 해도 1%대, 2%대 였던 것이 7%까지 올라갔다는 점에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관리가 매우 필요시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우리 공단에서는 TF팀을 통해 외국인근로자 재해감소를 위한 특별대책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지원방향을 구체적으로 설정해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외국인 근로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여성, 고령근로자 등 산재취약 계층의 안전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들 사업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해나가는데도 중점을 둘 방침입니다.

Q. 최근 산업현장에서 중대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요.

사고발생 내용 및 결과를 보면 원시적인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규격에 맞게끔 설치하지 않아 발생한 비계 붕괴사고, 관제실에서 교대근무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화재폭발사고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는 산업현장의 안전의식이 아직까지 많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업현장에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정부, 유관기관, 사업장 관계자들의 협력과 노력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최근들어 원자력발전소 및 화력발전소의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들 분야에서는 원자력법 등이 따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들 분야에서도 산안법에서 요구하는 관리감독자에 대한 교육, 안전보건 체제, 조직 등이 어느 정도 도입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산업안전실의 목표를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우리 공단 산업안전실에서는 ‘적시(適時) 지원을 통한 사업성과 제고’를 추진전략으로, ‘Target, Needs, Time’ 등을 중점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안전관리 수준별로 집중타켓(Target)을 선정하는 한편, 고객 맞춤형(Needs) 재해예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적시(Right-time)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올해 우리가 목표로 한 ‘제조업의 사고성 재해자수 6% 감소’를 반드시 달성해나갈 것입니다.

그 외에도 우리 산업안전실에서는 재해예방 웹 기반 서비스체계 구축, 내·외부 고객과의 소통강화 및 만족도향상, 업무수행 직원의 능력향상 등에도 주력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 사항들을 차질없이 추진하여 2014년 ‘재해율 0.5%대 진입’의 목표를 달성키 위한 기반을 구축해나가는 것이 우리 산업안전실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준원 산업안전실장 약력

-공학박사, 기술사, 공인노무사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선임연구원 등
-안전보건공단 국제협력팀 팀장
-안전보건공단 서울선언사무국장
-안전보건공단 부천지도원 원장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실은?

제조업과 조선업, 임업 등의 안전을 담당하는 부서로, ‘사고성 재해 집중관리’, ‘재해발생 사업장 적시지원’, ‘신규설립사업장 재해예방기반 구축지원’, ‘유해·위험요인 자기관리 시범사업 지원’, ‘조선업 재해예방지원’ 등의 산업재해 예방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안전보건시설 개선을 위한 ‘클린사업장 조성지원’, ‘산재예방시설 융자지원’ 등의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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