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 재활의학과 정규영 과장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다. 따스한 봄이 오면 사람들은 두꺼운 외투를 벗고 활발한 야외활동에 나선다.

또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몸을 펴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기도 한다. 이때 사람들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자신의 몸 상태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두터운 겉옷에 가려졌던 몸이 외부로 드러남에 따라 주변 사람들에게 몸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병원에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주변사람들이 걸음걸이가 이상하다고 합니다”, “한쪽 어깨가 처져 있다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허리가 휘어져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등의 말을 많이 한다.
이같은 걸음걸이 변형, 한쪽 어깨 처짐, 허리 휘어짐 등은 측만증의 증상일 가능성이 크다. 측만증은 몸이 틀어지는 즉 변형이 되는 질환을 말한다. 통증이 거의 없어 남이 지적해 주기 전에 본인 스스로 잘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측만증이 심해질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2차적으로 여러 가지 척추질환을 유발시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척추 변형 등 외관상 변화로 인한 심리적 위축감이나 불안감도 불러 온다. 또 휘어진 척추가 폐를 압박하여 호흡기능의 저하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척추 측만증은 크게 구조적 측만증과 기능적 측만증 2가지로 나뉜다. 먼저 구조적 측만증은 척추 자체의 문제에 의해 휘어지는 것을 말한다. 척추의 선천성 기형, 근육 및 신경계 이상에 의해 휘기도 하나, 80% 이상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 측만증이다. 특발성 측만증은 주로 사춘기 여학생에게서 잘 발생하며 확실하지는 않지만 유전, 내분비 이상, 영양결핍, 신체활동 저하 등이 그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논문을 보면 유병율이 과거 2%대에서 최근 6%대로 증가 추세에 있다.

다음으로 기능적 측만증은 평발, 다리길이 차이, 골반 틀어짐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우리 몸의 축이 무너져 보상적으로 척추가 휘어지는 것을 뜻한다. 즉 주로 잘못된 자세에 의해 2차적으로 척추가 휘는 증상인 것. 따라서 척추 자체를 치료하는 것보다 척추를 휘게 만드는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내 몸이 무엇 때문에 틀어졌는지 인지하게 한 후 일상생활 시 바른 자세를 만들기 위한 교육을 선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다음에 족부 보조기 착용, 운동치료 등을 실시해야 한다.

앞서 말한 특발성 측만증과 기능적 측만증은 청소년기에 주로 발생한다. 매우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만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감별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진단에는 전신 X선 검사, 족저압 검사, 각도기를 이용한 신체측정 등이 실시된다. 특히 특발성 측만증은 X선 검사에서 휘어진 각도를 측정하여 치료방법을 결정하는데 주로 척추 보조기 및 운동치료를 실시하나 만약 폐를 압박할 정도로 심하게 휜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측만증은 키가 많이 자라는 청소년기에 심해진다. 청소년들의 경우 성인에 비해 잘못된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쇼파에서 옆으로 기대어 TV보기, 책상에 삐딱하게 앉아있기 등이 그것. 청소년기에 들인 이런 좋지 않은 습관은 나중에 성인이 되어 디스크와 같은 척추질환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그러니 심해지기 전에 주기적으로 척추상태를 평가해 나가고 그에 맞는 치료를 적절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찍 잘못된 자세를 바로 잡아주고 올바른 운동법을 교육시킨다면 척추 측만증은 예방이 가능하다. 이점을 꼭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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