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ing School Bus”의 원조

호주는 교통안전에 있어 최고의 선진국 중 하나다. 2009년 기준 OECD 국가들의 자동차 1만대당 사망자수를 보면 OECD 국가 평균이 1.25명, 우리나라가 2.86명인데 비해 호주는 0.95명으로 매우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 외에도 교통안전 선진국 호주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증거는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Walking School Bus’제도다.

이 워킹 스쿨버스는 1992년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 산하 건강증진재단인 ‘빅 헬스’에서 최초로 시작했다. 이후 이 제도는 뉴질랜드, 미국, 캐나다, 영국 등으로 급속히 전파됐고, 지금은 전 세계 각국의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4년 전 성북구 보건소에서 최초로 실시한 이래 현재 전국 16개 시·도 200여 초등학교에서 워킹 스쿨버스를 실시하고 있다.

워킹 스쿨버스는 초등학교 등·하교 시 방향이 같은 어린이들이 홀로 보행하지 않고 훈련된 자원봉사자들의 보호아래 집단으로 보행을 하는 시스템이다. 즉 어린이들이 이동하는 주된 통학로에 일정한 간격으로 정류장을 설치해 놓고 정해진 시간에 어린이를 데려오고 데려다 주는 안전한 등·하교 기법이다. 이 과정에서 교통안전교육도 실시된다.

워킹 스쿨버스가 성공적으로 실시되기 위해선 양질의 자원봉사요원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호주의 경우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손자, 손녀를 위해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또 도로교통안전청(RTA)의 활동 지침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가 초등학교 통학로와 어린이들의 등·하교 동선을 조사한 후 해당학교에 재정적 지원도 해주고 있다. 이런 환경 덕분에 호주에선 대부분의 학교가 워킹 스쿨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 성과도 매우 우수한 상황이다.

실제로 필자가 몇 해 전 호주 브리즈번의 워킹 스쿨버스를 실시하고 있는 학교를 방문, 실시 모습을 지켜본 결과, 우선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를 할 수 있어 부모들이 매우 좋아했다. 또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역시 “아이들과 만나는 이 시간이 너무 즐겁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이 즐거운 봉사를 할 것”이라고 참여소감을 밝혔다.

호주의 또 다른 우수 교통안전활동으로는 ‘Safe Route to School’를 들 수 있다. 이는 매해 새 학기에 초등학생 1학년과 그 부모에게 통학로 주변에서 발생하는 어린이 교통사고 유형과 예방법을 알려주는 동시에 집에서부터 학교까지의 등굣길 지도를 그린 다음 이 지도에 위험한 곳과 안전한 곳을 각각 표기해 주는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학생과 부모는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스스로 인지할 수 있으며, 안전하게 대처하는 법도 익힐 수 있다.

안전한 교통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정부와 학교, 부모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언론도 적극 협조를 하고 있다. 호주의 언론은 다양한 교통안전활동이나 제도를 크게 보도를 함으로써 운전자들이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하여 평상시 양보운전·방어운전을 실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렇듯 호주는 민·관·언론 등이 하나가 되어 어린이교통안전을 위하여 올인(All In)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교통안전의 선진국으로 하는 지름길이다. 우리도 지금부터 사회구성원 모두가 어린이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면 머지않아 교통 선진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허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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