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인터내셔날 정연동 대표이사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맞춤형 제품 생산 가능
보호구 제품에 대한 표준 규격 현실화돼야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이같은 속도에 발맞춰 경제의 최일선인 산업현장도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첨단기술이 현장에 접목되기도 했고, 친환경 기술이 확대되는 등 산업현장이 고도화, 전문화된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산업현장의 근로자들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형태의 위험요인에 노출되기도 했다. 1996년 근골격계질환의 위험성과 1997년 석면의 유해성이 알려진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처럼 급격히 변화하는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의 안전을 지켜온 것이 바로 보호구다. 보호구가 안전사고를 예방하거나 사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해 온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근로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각종 보호구를 개발·생산하고 있는 곳이 바로 코브인터내셔날이다.

본지는 코브인터내셔날 정연동 대표를 만나, 우리나라 보호구 산업의 문제점과 그 개선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Q. 코브인터내셔날 및 대표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회사는 안전대와 안전모, 안전화 등의 산업안전 보호구를 전문적으로 개발·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저희 회사를 소개하기 전에 먼저 ‘영진산업안전’을 말할 수밖에 없겠네요. 산업안전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귀에 익숙한 영진산업안전이 바로 저희 회사의 모기업입니다.

지난 2005년 영진산업안전 내부적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이에 코브인터내셔날이 설립된 것이지요.

설립 당시 저희 회사는 제품생산 역할을 주로 했지만, 2009년 연구개발 전담부서를 신설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연구에 힘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꾸준한 노력의 결과 2010년에는 안전그네와 죔줄이 CE 인증을 받게 됐습니다.

그리고 저는 2002년 영진산업안전에 입사해 생산과 영업부서를 거쳤고, 2007년부터 코브인터내셔날의 대표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코브인터내셔날은 안전보호구 업계에서 단기간에 크게 성장한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그동안의 성장과정에 대해 설명부탁드립니다.

먼저 그렇게 평가를 해주신다는 점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까지의 평가에는 영진산업안전의 후광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희 제품에 대한 호평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끊임없는 경영혁신과 기술개발을 통해 근로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품들을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원자재의 구매에서부터 생산,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면서 안전성 높은 품질을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지난 2009년 1월에 연구개발 전담 부서를 신설하면서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연구개발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게 된 것이지요.

여기에 2007년부터 국제안전전시회(A+A Dusseldorf, Germany)에 참가해 세계적인 안전제품의 동향을 점검하고 그 분석 결과를 제품생산에 반영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한 것이 현장에서 좋은 평가를 이끌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역량이 쌓여가면서 저희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고, 그 결과 2009년부터는 한국전력공사의 협력업체로 지정돼 각종 보호구들을 공급할 수 있었으며, 2010년부터는 CE인증을 받은 안전그네와 죔줄을 수출까지 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코브인터내셔날의 제품 중에서 자랑할 만한 것이 있다면 소개부탁드립니다.

많은 제품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추락방지용 안전벨트와 안전그네, 안전블럭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들 제품은 개발된 이후부터 계속해서 근로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안전그네는 품질면에서 국내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경량·고강도의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돼 여타 제품에 비해 안전성이 높고, 착용 피로도가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웨빙의 앞뒤 색상을 달리해 벨트의 꼬임 발생 시 빠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장점입니다.

안전블록 제품은 갑작스런 추락을 막아주는 이중 잠김 방식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입니다. 또 디스크판이 설치돼 있어 추락사고 발생 시 근로자들의 허리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밖에 안전벨트의 경우 자동 죔줄, 로프 감김 스위치, 추락 시 순간 제동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근로자들의 추락을 예방하는데 큰 효과를 보고 있는 제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앞으로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안전용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해에는 근로자 안전을 위해 크게 두 가지 제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먼저 다음 달에는 근골격계질환 가운데 목디스크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목디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산업현장에서 환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안으로 수직추락과 수평추락을 방지하는 제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들 제품은 지금까지 수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그동안 저희 회사가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중에는 국산화를 완료,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Q. 안전보호구 업체를 경영하시면서 대표님께서 가지고 계신 철학이 있다면 소개부탁드립니다.

산업현장은 계속 발전·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업무상 재해나 질병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보호구도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에 따라 저희 회사는 변화하는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게, 조금이라고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게끔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제품을 생산·보급해나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저희 회사의 이러한 신념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우리나라 안전보호구 산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제시해 주시길 바랍니다.

경험이 많이 부족한 제가 안전보호구 산업의 문제점을 말씀드린다는 것이 조금은 망설여집니다. 그럼에도 보호구 산업의 발전을 위해 짧은 소견을 밝히고자 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안전보호구 업체를 운영하면서 느낀 가장 큰 문제점은 산업현장의 근로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보호구가 사실은 근로자 입장보다는 다른 입장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생산·판매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얘기하면 경제적인 이익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 의해 시장이 좌지우지 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예를 들어 보호구를 구매하는 기업들은 규격을 통과한 제품 중 낮은 가격의 제품을 구매하려 합니다. 여기에 판매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제품을 팔려하고 있지요. 이같은 상황 속에서 어떻게 좋은 품질의 안전용품이 생산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구조로 시장이 계속 흘러간다면 결국 우리나라 보호구는 근로자들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안전보호구 시장이 보다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착용하는 근로자들 중심으로 제품이 생산·유통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근로자들이 정말 필요로 하고, 근로자들의 안전에 가장 효과적인 제품들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Q. 위에서 제기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근로자 중심의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보호구 제품에 대한 표준규격이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추락방지용 보호구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유럽의 경우 이 제품에 대한 표준규격이 20여가지가 넘습니다. 이는 곧 그만큼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정부에서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같은 용품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6개의 규격만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현실에 맞는 규격 제품이 필요한데 관련 제도나 법규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추락방지용품에 국한해서 말씀드렸지만 다른 안전보호구 제품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Q. 우리나라 안전보호구는 최근 들어 착용감과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크게 발전해왔습니다. 그렇다면 선진국과 비교할 때 그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동안 해외전시회 등을 통해 제가 보고 느낀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현재 우리나라 각종 보호구의 품질이 선진국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안전화와 안전모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창의성과 디자인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근로자의 안전을 최대한으로 고려하면서 평상시에도 입을 수 있는 그런 제품이 국내에서는 많지 않습니다.

스마트 시장을 개척한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제품이 안전보호구에서도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내업체에서 말이죠. 저희를 비롯한 다른 제조업체들이 조금 더 많은 노력과 연구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아직도 산업현장에서는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일을 하고 있는 근로자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인간이 가장 편안하다고 느낄 때는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를 산업현장에 적용시키면, 근무복은 둘째 문제로 생각하더라도 보호장구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 이러한 욕구는 절대 허용되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 욕구를 없애야 합니다. 보호구를 착용하는 동안 불편함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작업이 끝날 때까지는 반드시 보호구를 착용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같은 안전의식이 각 산업현장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산업안전과 관계된 모든 분들이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어린이집은 물론 초등학교에서부터 안전교육이 이뤄진다면 안전의식이 산업현장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전반에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마지막으로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안전관계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정부 관계자들을 비롯해 각 산업현장의 안전관리자, 보호구 생산에 종사하시는 근로자 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산업재해가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안전과 관련된 각종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정보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잘 연결되어 서로 간에 공유가 가능해진다면 산업재해예방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보호구 제조업체 입장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보호구를 생산·개발할 때에는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근로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접 현장을 방문해 근로자들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된다면 보다 현실성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곧 산업안전에 기여하고 회사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코브인터내셔날도 더욱 현장에 관심을 갖고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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