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오해와 편견

김  승  수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김 승 수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기침은 누구나 흔히 경험하는 가벼운 증상일 수 있지만 그 중 원인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워지는 질환도 있다. 기침이 수주 혹은 수개월간 계속될 시에는 반드시 전문적인 정밀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3주 이상 기침하면 요주의
기침이란 우리 몸의 중요한 방어기전 중에 하나로 기도 내의 이물질과 과도 분비된 기도 내 분비물을 제거하는 중요한 현상이다. 기침을 기간에 따라 분류하면 성인의 경우 3주 이내의 기침을 급성기침이라 하고 3주 이상을 아급성, 8주 이상을 만성기침이라고 나누기도 하지만 편의상 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의 경우 넓은 의미의 만성기침이라 할 수 있다.

만성기침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초기 환자 진찰결과, 환자의 연령, 병력을 종합한 후, 일반적으로 단순 흉부 및 부비동 방사선 사진을 포함한 폐기능 검사 및 기관지 유발검사를 1차로 시행하게 된다. 그러나 만성기침이 단일 원인이 아니므로 이 검사 외에도 부비동 및 흉부 고해상도 컴퓨터단층촬영(CT), 알레르기 혈액검사 및 피부반응 검사,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 위내시경, 일반 혈액검사, 가래검사, 기관지내시경 등의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상기도 기침 증후군, 천식, 위식도 역류질환이 가장 흔한 원인
만성기침의 80~90%는 상기도 기침 증후군, 천식, 위식도 역류질환이 원인이다. 일반인들이 걱정하고 생각하는 것처럼 결핵이나 폐암 등이 흔한 원인은 아닌 것이다. 특히 흉부 방사선 사진이 정상이며, 흡연을 하지 않고, 고혈압약 등의 원인 약제를 복용하지 않는 성인의 만성기침은 거의 대부분이 이와 같은 원인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상기도 기침 증후군은 콧물, 뒤로 콧물이 넘어간다고 느끼는 후비루증, 목 이물감 등이 동반되며, 치료로는 콧물약이라 알고 있는 항히스타민제나 비충혈 억제제를 사용한다.

위식도 역류 질환은 위산 등이 식도내로 역류되어 자극을 줌으로써 기침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가슴앓이, 신맛을 자주 느끼는 것, 증상으로 느끼는 역류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이 단순 기침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치료로는 식도괄약근을 약화시키는 담배, 커피, 초콜릿 등을 삼가고, 식후 바로 눕지 않고, 과식을 피하고, 기름진 음식을 절제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기관지 천식, 성인 만성기침의 1/3 차지
기관지 천식은 성인 만성기침의 1/3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발작적인 마른기침을 호소하고 야간에 악화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주요 원인은 환자에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알레르기 관련 기관지 염증을 초래하여 증상을 유발하지만 담배연기, 자극적인 냄새, 운동, 찬 공기 등에 증상 악화 소견을 보인다. 증상이 심한 경우 단순 기침뿐 아니라 쌕쌕거리는 천명음, 호흡곤란 등 전형적인 천식의 증상을 호소한다. 기관지 천식은 알레르기에 의한 질환이므로 60∼80%까지 다른 알레르기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을 보인다.

천식의 주 치료제는 흡입용 스테로이드다. 기관지 확장제가 포함된 복합 흡입제가 선호되며, 경구약으로는 알레르기 비염 등과 마찬가지로 류코트리엔 안타고니스트 같은 알레르기 관련 염증을 억제하는 약물이 주 치료제로 사용된다.
 
◇마른기침·숨 찬 증상은 심장질환 때도 나타나
기침하면 대부분 감기나 호흡기 계통의 문제가 있을 때 생기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심장 질환이 있을 때도 호흡곤란이나 마른기침과 같은 증상이 발생될 수 있다.

심장질환에 의해서 발생하는 기침은 주로 마른기침이며, 수면 중에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누워 있게 되면 혈액이 등 쪽으로 몰려 폐에 부담을 주기 때문으로 자세를 바꿔 앉으면 기침이 호전된다. 그러나 호흡기 이상으로 발생하는 기침은 자세를 바꿔도 좋아지지 않는다.

또 심장의 이상일 때는 가래가 거의 나오지는 않으며, 있다 해도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가래와 전혀 다르다. 거품이 섞인 빨간색 혈흔이 있을 경우가 심장이상으로 인한 것이며, 가래가 노란색을 보이면 대부분 호흡기 질환이 원인이다. 

이 뿐만 아니라 호흡기 질환과 심장 질환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에는 호흡기 질환 치료만으로는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계속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심장 이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사례일 수 있으므로 주의 있게 살펴봐야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는 호흡기계와 순환기계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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