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소방헬기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79년 12월, 헬기 이름은 ‘까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은 근대 소방유물 목록화 사업과 관련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헬기 도입과 소방항공대 창설의 역사적 배경을 찾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 소방항공대는 서울시에 설치됐다. 항공대 설치 조례는 1983년 4월에 제정됐지만 실제로 소방헬기를 도입해 운항하기 시작한 것은 1979년 12월부터다.

서울시가 소방헬기를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수많은 가슴 아픈 사고들이 있었다. 서울은 1970년대 급속하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고층 건물이 크게 늘었지만 소방력은 이에 못 미쳤다. 1971년 대연각호텔 화재(163명 사망), 1974년 청량리역 대왕코너 화재(88명 사망) 등 대형 참사가 발생했고, 그때마다 소방력 보강 필요성이 지적됐다. 하지만 당시는 소방차 구입에 차관을 도입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 소방헬기 도입은 거론조차 되지 못했다.

그러다 1979년 4월 충무로 라이온스 호텔 화재 이후 소방헬기 도입 논의가 본격화했다. 당시 투숙객 5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는데 사망자 중 2명이 육군 소속 헬기로 구조되다 밧줄을 놓치는 바람에 추락·사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에 서울시는 사고 20여일 뒤 ‘대형화재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 시내 31개 고층 건물에 헬기 착륙장을 만들고 전용헬기 2대를 도입해 항공소방대를 창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소방대원들을 대상으로 공수훈련, 구조망 활용 인명구조훈련 등을 실시했고, 12월에 소방헬기 2대를 도입했다.

기종은 흔히 ‘잠자리 비행기’로 불리던 민수용 500MD다. 한국 최초의 소방헬기인 이 두 대는 ‘까치 1호’와 ‘까치 2호’로 명명됐다. 참고로 현재는 모든 시·도가 소방헬기를 운항하게 되면서 지역명과 번호를 붙여서 부르고 있다.

까치 1·2호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인명구조와 소화약제 공중살포 등 기본적인 구조·화재진압 활동부터 사이렌을 이용한 공중통제, 서치라이트 활용 수색, 공중방역과 산림방제, 홍수지역 정찰 및 구조, 공중 교통통제 등에 투입됐다.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사고 현장, 같은 해 12월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현장,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 등에서 공중지휘 통제를 맡기도 했다.

까치는 2005년 6월 30일까지 활약하면서 942명을 구조했고, 450회의 산불진압에 투입됐다. 현재 이 헬기는 서울보라매시민안전체험관 야외에 전시돼 있다. 

저작권자 © 안전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