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

최근 완연한 봄 날씨가 연일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다소 완화하면서 산을 찾는 행락객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으로 조심스러운 분위기임에도 기어코 나서는 이들에게 ‘가지 말라’며 발목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그동안 쌓인 답답함과 스트레스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행을 할 때도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발적인 산불예방활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봄철에는 건조한 날씨 속에 강풍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계절적 특성 탓에 산불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10년(2009~2018)간 연평균 432건의 산불이 났는데 절반이 넘는 58.6%(253건)가 봄철에 집중해서 발생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입산자의 부주의로 인한 실화가 36.1%(156건)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정부는 매년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지정.운영하고 ▲산불 위험 높은 통제 지역 산행 ▲라이터, 담배 등 화기물 소지 및 흡연 ▲허용된 지역 외 취사 및 야영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 논.밭두렁 및 쓰레기 태우기 등을 금지하는 산불예방수칙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광범위한 산지의 특성상 촘촘한 관리가 물리적으로 어려워서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달 24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일대에서는 원인 미상의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발생 직후 소방당국은 헬기 32대와 37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섰고 40여시간만인 26일 마침내 큰 불길을 잡았다. 다행히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축구장 1100개 면적에 달하는 임야(800ha)가 잿더미로 변했다. 특히 불이 난 지역 인근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등 조상의 혼이 서려있는 문화재들이 자리해 있어 많은 국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이러한 산불이 일단 발생하면 소손된 산림을 복구하는 데 짧게는 40년에서 길게는 100년이란 긴 세월이 소요된다. 이는 산림에 국한된 것이고 문화유산이 화재로 소실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부분 목조건축물인 우리 문화재의 특성상 예전의 상태로 복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산을 찾는 모두가 자발적인 산불 예방활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 지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전국 명산은 봄을 만끽하려는 행락객들로 북적일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한다. 안전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오랜 만에 찾아온 힐링의 순간에도 대형 재난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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