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의 마음 돋보기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체크리스트 초안이 확정되면 다음 할 일은 체크리스트 항목을 줄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체크리스트는 종이 한 면을 넘지 않게 만든다. 항목을 줄일 때 아래와 같은 기준을 고려한다.

▶ 중대 재해와 관련성(사고 기록과 상위 관리자, 현장 관리자 등의 의견 반영)
▶ 발생 빈도(자주 일어날 수 있는 사고/부상과 관련이 있는 항목인지?)
▶ 관찰 가능성(눈으로 관찰했을 때 구분할 수 있는 항목인지?)
▶ 다른 항목과의 유사성


항목을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1, 2단계를 바탕으로 확정된 안전 행동, 상태들이 실제 현장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것이다. 즉 체크리스트 가안을 가지고 미리 측정해 봄으로써 관찰 항목의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 다시 한 번 현장 관리자와 토의를 거친 후 빈번하게 관찰 가능하고, 각 현장에서 위험성 정도가 큰 중요 관찰 항목들을 최종 선정하는 것이 좋다. 이때 심각한 부상과 관련된 안전 행동/조건 목록을 제거해서는 안된다. 공통되는 항목들은 통합하더라도, 과거 여러 해 동안 사고를 일으킨 불안전 행동/상태들은 최종 목록에 남길 필요가 있다. 위험이 낮은 항목과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항목은 제거하는 것이 좋다.

조직의 크기와 복잡성에 따라, 여러 개의 다른 체크리스트가 필요할 수 있다. 실험실, 창고, 공장, 장비를 유지·보수하는 곳에서 안전 행동은 각각 다르다. 그렇지만 가능한 체크리스트 종류를 적게 유지시키는 것이 좋다. 만약 조직이 크거나 복잡하지 않다면 공통사항을 많이 포함한 한두 개 정도의 체크리스트 정도면 된다. 체크리스트 항목의 수는 가능하다면 15개 이하로 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원칙은 ‘작게 시작하라(Start with simple)’이다. 작업장이나 부서별로 2~3개로 시작하는 것도 충분하다. 이러한 항목이 잘 유지되면 항목의 수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체크리스트 맨 위에는 관찰을 시행한 직원의 이름, 부서, 관찰 장소, 날짜, 시간을 기록한다. 또 추가적으로 근무조, 팀, 관찰된 사람들의 수(한 명 이상보다 많다면)를 기록할 수 있다. 그리고 간단한 설명도 기록하기 위해 아래쪽에 추가로 코멘트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하다. 관찰자 코멘트에 구체적인 정보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만약 관찰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컴퓨터에 저장한다면 코멘트를 적을 수 있는 곳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은 관찰되는 근로자(피관찰자) 이름을 적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피관찰자 이름이 적히면 안전 관찰은 감시로 인식될 수 있고, 이러한 관찰의 결과가 본인에게 부정적인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동료를 감시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 모니터링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가 감소하고 프로그램을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체크리스트 위쪽에 ‘불안전 행동의 수’가 아닌 ‘염려(우려)’라고 표기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표기하는 이유는 ‘불안전’이라는 말에 근로자들이 안전규칙을 지키지 않고 무엇인가 나쁜 일을 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동료가 무엇인가 잘못했다는 말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동료의 안전과 건강에 대해 염려를 표현하는 것은 덜 불편하다. 그리고 이러한 표현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즉 불안전을 줄이는 것보다는 안전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안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핵심 가치와도 일치한다. 또 ‘염려’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피드백을 더 자연스럽게 제공할 수 있다(예, ooo과 같은 좋지 않은 결과들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 걱정됩니다. 혹은 염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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