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ety Column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올해 설날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강원도 동해시의 한 펜션에서 가스 폭발사고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한 것이다. 특히 사상자 9명 중 7명이 설 연휴를 맞아 한 자리에 모인 일가족으로 알려지면서 비통함이 더했다. 게다가 해당 숙박시설이 미등록 업소로 밝혀지면서 관리 부실로 인한 인재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고는 여러모로 2018년 겨울에 있었던 강릉 펜션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사고로 고교생 3명이 사망하는 등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강릉 펜션 사고의 경우 면허가 없는 보일러 시공업체가 보일러 시공을 부실하게 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그로 인해 연통이 빠지면서 일산화탄소가 누출이 되어 많은 희생자가 났다. 이번 펜션사고도 시설 내 가스레인지를 인덕션으로 바꿀 때 전문가에 의한 시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게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당시 가스공급업체를 통해 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졌어야하는데, 주인이 비용을 아끼려고 직접 시공을 해서 공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왜 심각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유형의 인재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책을 간략히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째,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법원은 강릉 펜션 사고와 관련해 펜션 운영자는 금고 1년 6개월, 펜션 보일러 설치공사를 한 자는 금고 2년,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는 징역 2년, 한국가스안전공사 검사원에게는 금고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또 펜션 시공업자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가스 공급업체 대표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3년의 처분을 내렸다. 일반 대중의 잣대와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는 판결이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고, 사망자도 많이 발생한 사고임을 감안하면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든다.

둘째, 불법영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조치와 함께 홍보 및 계도가 뒤따라야 한다. 아직도 펜션을 숙박시설이나 민박이 아닌, 음식점이나 다가구주택 등으로 등록해놓고 불법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모 언론사에서 이번에 사고가 난 펜션 주변 5km를 살펴보니 펜션이 74곳이나 있었는데, 건축물 대장을 확인해 본 결과 64곳이 숙박시설이나 농어촌민박으로 등록하지 않고 불법영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해 10곳 중 8곳이 불법시설인 것이다. 

미등록 펜션의 경우 소방시설의 자체점검을 받지 않아도 되고, 각종 소방시설 등을 설치하지 않아도 사실상 제재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사고를 막기 위해 불법영업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제재조치를 해야 한다. 펜션 등 숙박업을 하는 경우 반드시 영업등록을 하도록 법을 강화하고, 이에 대한 홍보와 계도에 관계당국이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현재는 영업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을 해도 단속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고, 설사 단속에 걸려도 약간의 범칙금으로 해결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부터 확 고쳐야 한다. 불법이 합법보다 수월하고 편하다는 인식을 완전히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셋째, 농어촌 민박업에 대한 등록규제 완화 및 소방시설 강화를 고려해야 한다. 일부 펜션 업주들은 관계기관이 농어촌 민박업에 너무 높은 기준을 적용해서 불법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농어촌 녹지지역에서 펜션을 운영하려면 시에 농어촌 민박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그런데 현행법상으로는 연면적 230m² 이하 건물만 농어촌 민박업으로 등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연면적 제한을 일부 완화해주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농어촌 민박업에 대한 안전장치나 소방시설 등은 더 강화해서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유 경제 등을 통한 소규모 숙박형태에 안전체크 리스트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면 한다. 최근 공유 경제라는 이름으로 숙박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곳들이 숙박업으로 등록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이는 안전점검과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됨을 의미한다. 이런 곳에는 관계기관에서 숙박공유 앱 등에 ‘안전체크 리스트’를 제공해서 스스로 안전에 대한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미흡한 부분에는 보완을 하도록 이끌었으면 한다. 아울러 만약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그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주인이 지도록 하되, 과도하리만큼 강력하게 법 적용을 해서 안전에 소홀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민간 숙박시설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배경에는 대부분 ‘돈’이 있다. 돈을 좀 아끼려 불법, 편법적인 방법을 동원하다 사고가 나는 것이다. 다시는 경제적인 면에 치중하여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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