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 說

‘따따따 따 따 따 따따따’는 SOS(구조신호)를 뜻하는 모스 부호로, 최근 개봉한 영화 엑시트에 나오면서 갑자기 유명해지고 있다.

엑시트는 청년백수인 ‘용남’과 대학 후배인 회사원 ‘의주’가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시 한가운데에서 대학시절 산악동아리 경험을 되살려 탈출을 시도하는 재난영화다. 이 영화는 무겁다, 어둡다, 너무 진지하다, 딱딱하다 등 기존 재난영화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재미있고 유쾌한 재난영화의 새로운 변신을 보여주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재미를 위해 재난을 희화화한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도심 속 재난의 위험성을 생생히 전하고 의미 있게 다루면서 적잖은 교훈을 주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특히, (안전)교육 측면에서는 큰 시사점을 남겼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SOS 구조신호(따따따 따 따 따 따따따)를 외우게 되고, 쓰레기봉투와 고무장갑으로 방호복을 만드는 법과 대걸레와 담요로 응급환자 이송용 들 것을 만드는 법을 익히게 된다. 그뿐인가. 지하철 역내에 구비된 보호장비의 위치와 승강장에 설치된 점자블럭의 의미, 방독면 정화통의 활용법과 유효시간, 방화문 관리의 중요성까지 일사천리로 배우게 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모든 배움의 과정이 절대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엄청난 긴장감과 재미 속에 한 장면 한 장면을 되뇌며 익히고 따라하게 된다. 반면, 현재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고 있는 안전교육에 대한 일반인의 시선은 어떠할까. 아마 대부분이 재미가 없고 딱딱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안전교육 성과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우리나라의 안전의식 수준이 OECD 국가 중 하위권을 맴도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지금 ‘안전’이라는 주제를 너무 무겁고 진중하게 다루고 있다. 또 안전은 생명과 즉결된다며 엄포를 놓고 겁박을 하고 있다. 안전에는 위트가 없고 재미도 없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서 안전은 너무 존엄해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안전을 희화화하고 웃음거리로 만들자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이번 엑시트처럼 안전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여 우리사회에서 안전이 즐겁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만약 이 영화 엑시트가 아니었다면 일반 국민들 중 SOS 구조 신호를 알고 있을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또 방독면의 사용법과 방화문 관리의 중요성을 아는 국민은 얼마나 됐을까? 아마 극소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 덕분에 8월 14일 기준으로 619만4366명의 국민들이 SOS 구조신호와 임시방호복 만드는 법, 들 것 만드는 법, 지하철 역내에 구비된 보호장비의 위치, 정화통의 활용법과 유효시간, 방화문 관리의 중요성 등을 단 번에 익히게 됐다. 심폐소생술을 하는 방법이 자세히 나오지 않은 게 매우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부디 이 영화의 관객수가 1000만, 2000만을 넘어 5000만에 달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길 바란다. 그래서 의미도 있지만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재난안전영화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길 기원한다. 또 안전보건관계자들도 딱딱한 틀을 벗어나 국민들이 쉽고 재미있게 안전보건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갔으면 한다.

영화 엑시트는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안전도 충분히 재밌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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