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안전 표지판이나 구호가 더 효과적으로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근로자들이나 관리자들이 안전 증진을 위한 노력에 참여나 몰입할 때 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안전 약속 카드(safety promise card)”이다. 미국에서 안전벨트 착용이 법제화되기 전인 1980년도 중반에는 안전벨트 착용 비율이 15% 이하였다. 하지만 이 시기 General Motors, Ford, Corning Glass, Burroughs Welcome의 기업의 경우, 기업 차량이나 개인 차량의 안전벨트 착용 비율은 30%가 넘었다. 이 시기에 안전 관련 사내 강의와 집단 토의 이후에 “Buckle-up Promise Card”를 작성하였다. 단순히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면 표지판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이러한 행동에 대해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 안전 행동을 더 많이 하였다(Geller, 2000).

이와 유사하게 Boyce와 Geller(2000) 미국의 Virginia Tech 대학 전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에 대해 “The Safety STAR Promise”를 적용하였다. 11,556명을 대상으로 배포하였고, 20%인 약 2322명이 참가하였다. 적용 결과 횡단보도를 이용하여 도로를 건너는 비율이 58%에서 68%로 증가하였고, 횡단보도에서 멈춰서 양보하는 차량은 23%에서 41%로 증가하였고 1년 후에도 53%까지 유지되었다.

국내에서도 택배나 화물 운송 차량 뒤편에 운전자의 사진, 연락처 그리고 회사 로고가 붙어 있는 경우 운전자들은 안전하게 운전할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 즉 본인의 운전 행동이 평가 받는 다는 것을 넘어서 이러한 표시가 책임감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요즘 식품 같은 경우에도 생산일, 공장, 생산을 담당한 직원의 이름이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것도 생산자의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증가 시키는 방법이다.

일부 해외 기업의 경우에는 사내에서 사용하는 중장비나 차량에 안전하게 운전하고 점검을 잘하겠다는 표어를 붙이고 그 밑에 그 중장비나 차량을 주로 운전하는 직원들의 이름을 붙여 놓았다. 이 외에 다른 기업들은 꼭 지켜야할 안전 행동들을 적고, 이를 지키겠다는 안전 약속 카드에 직원들이 서명하고, 이 안전 약속 카드들을 부서의 벽에 전시하였다. 본인들이 참여하고 서명한 카드를 보면 직원들이 안전 행동을 지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안전 약속 카드를 사용하는데 일부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있다.

안전 약속 카드에 들어갈 행동을 구체적으로 정의해야한다.

너무 많은 행동은 약속 카드에 다 적기 어렵기 때문에 소수의 핵심 행동을 선정한다.

약속 카드에 들어갈 행동을 회사에서 제시하기 보다는 각 부서의 관리자들과 직원들이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구체적인 기간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너무 길게 잡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기간을 선정한다. 많은 직원들이 참여하면 좋지만, 강요하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 약속 카드는 개인이 안전에 대해 몰입하겠다는 약속이지, 회사와의 계약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 행동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을 하거나 비판을 해서는 안된다.

약속한 행동을 자주 상기할 수 있도록 약속 카드는 본인의 책상에 붙이거나 부서의 벽에 붙이는 것이 좋다.


참고문헌: Boyce, T. E & Geller, E. S (2010). Large-Scale Behavior Change A Community-Wide Intervention to Improve Pedestrian Safety: Guidelines for Institutionalizing. Environment  & Behavior, 32(4). 502-520.
Geller, E. S (2000). The Psychology of Safety Handbook. CRC Press; 2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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