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근로제 ‘최장 6개월’로 확대…경사노위 첫 사회적 합의 도출
탄력근로제 ‘최장 6개월’로 확대…경사노위 첫 사회적 합의 도출
  • 연슬기 기자
  • 승인 201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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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건강권 위해 11시간 연속 휴식 의무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의 대승적 결단이 극적 타협 이뤄내
지난 2월 19일 탄력근로제 합의문이 발표된 후 각 기관의 대표자들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브리핑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총회장, 이철수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장,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지난 2월 19일 탄력근로제 합의문이 발표된 후 각 기관의 대표자들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브리핑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갑 고용노동부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총회장, 이철수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장,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가 지난달 19일 탄력적 근로시간제(이하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을 현행 최장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데 합의했다.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임금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는 지난 2월 1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제9차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탄력근로제 개선과 관련된 최종합의 도출에 성공했다. 이는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의 공식적인 출범 이후 노동 문제에 관한 첫 합의다. 이날 합의안 발표에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이철수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9차례 회의 끝에 6개월 평균 주 52시간 근무 가능해져
탄력근로제는 특정일의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날의 노동시간을 단축해 일정 기간 동안의 평균 노동시간을 법정노동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이번 합의가 도출됨에 따라, 일감이 몰리는 시기에는 노동자들이 더 오래 일하고 적을 때는 짧게 일해, 6개월 평균 노동시간을 최대 주 52시간으로 맞추는 것이 가능해졌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연착륙을 위해 지난해 12월 20일 발족된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에서는 그간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제도 도입 시 요건 완화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 ▲오남용 방지를 위한 임금 보전 방안 마련 등을 놓고 노사 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져왔다.

그럼에도 위원회는 9차례의 전체회의 등 각급 회의를 통해 의견을 조율해왔고, 합의 막판에는 노사정 부대표급 이상이 참여하는 고위급 협의 틀까지 가동했다. 특히 그 과정에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이번 타협을 이끌어 내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노사정 주체가 각각의 이해관계를 조금씩 내려놓으며 극적으로 합의문을 도출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표방하는 노동조합 운동은 주장과 요구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찾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운동”이라며 “탄력근로제 합의는 바로 이러한 책임감 속에서 나온 결단”이라고 말했다.

◇과로·임금손실 방지 위한 장치 마련
구체적으로 합의안은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은 최대 6개월로 하되 3개월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부여하도록 의무화했다. 불가피할 시에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있다면 이에 따르도록 했다.

탄력근로제 도입은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했다. 단위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주별로 근로시간을 정하고, 최소 2주 전에 근로일별 근로시간을 노동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임금손실을 막기 위한 장치도 포함됐다. 3개월을 초과하는 탄력근로제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사용자는 임금 저하 방지를 위한 보전수당, 할증 등 임금보전 방안을 마련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하고,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로 임금보전 방안을 마련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

정부는 3개월을 초과하는 탄력근로제의 도입과 운영 실태를 향후 3년 동안 파악하고. 제도 운영에 관한 상담 및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에는 관련 전담기구가 설치된다.
이철수 경사노위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장은 “노사가 국민 모두의 염원인 합의를 위해 의미 있는 결단을 내려준 데 대해 매우 감사하다”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사회적 대화가 사회적 갈등과 시대적 과제를 해소하는 우리 사회의 ‘발전공식’으로 우리 사회에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는 제9차 전체회의를 끝으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포함한 논의를 종결하며, 본위원회 등을 거쳐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과로사방지법은 충분한 대화 거쳐 추후 제정
2월 26일에는 경사노위가 제13차 전체회의를 열고 탄력근로제 6개월 확대에 대한 후속조치로 ‘과로사방지법’ 등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한국노총은 현행 산업안전보건지침상 과로 기준인 4주 연속 평균 64시간, 12주 연속 평균 60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과로사방지법’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계는 과로와 과로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도 사회적으로 합의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법제화 하는 것에는 부담을 느낀다는 입장이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과로사방지법과 관련해서 노사가 각자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노사가 각자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차기 회의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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