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만에 안전등급 ‘A→E’
중앙기둥 내력 설계상 80% 수준에 불과…단면 모양도 상이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대종빌딩의 중앙 기둥 콘크리트가 부서져 철근이 드러나 있는 모습.​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대종빌딩의 중앙 기둥 콘크리트가 부서져 철근이 드러나 있는 모습.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대종빌딩의 중앙 기둥 콘크리트가 부서져 철근이 드러나 있는 모습.
(이미지 제공 : 뉴시스)

 

최근 붕괴위험으로 응급보강공사에 들어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대종빌딩이 시공부터 점검까지 총체적 부실 공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구에 따르면 대종빌딩의 중앙기둥은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됐다. 설계도상 기둥 단면은 사각형이었지만, 실제로는 원형으로 시공된 것이다. 줄어든 단면적만큼, 기둥 내력도 20%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시 말해, 1991년 건물이 처음 지어졌을 때부터 기둥의 내력자체가 설계도면의 80% 수준에 불과했던 것이다.

여기에 더해 기둥 내부 또한 철근 이음상태, 시멘트 피복상태, 골재와 시멘트 간 결합상태 등이 모두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까지 감안하면 현재 기둥의 내력은 50% 수준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허술한 안전관리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대종빌딩은 2018년 3월 강남구가 실시한 육안 안전점검에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11월 말 인테리어 공사 중 기둥에서 균열이 발견됐다는 신고 이후 실시된 12월 긴급안전진단에서는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불과 9개월 만에 A등급에서 E등급으로 하락한 것이다. 육안에 의존하고 있는 현행 건물 안전점검 체계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A등급은 문제가 없는 최상의 상태를, E등급은 주요 부재의 심각한 결함으로 시설물의 안전에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을 해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한편, 강남구는 대종빌딩을 3종 시설물로 지정하고 출입제한 조치를 내렸으며, 균열이 생긴 기둥 주변에 지지대를 세우는 보강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약 한 달간 보강공사를 실시한 후에는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건물을 철거할지 보강할지 여부 등을 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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