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수시장 점유율이 40%가 넘는 제주도의 유명 생수업체 삼다수가 한순간에 ‘안전불감증 기업’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지난달 20일 오후 제주도개발공사 삼다수 생산공장에서 생수 이송용 설비의 오류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설비에 들어가 점검 중이던 생산직 직원 김모씨가 기계에 몸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숨진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제주도개발공사와 제주도의 미흡한 안전관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심지어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이슈로 등장했을 정도다. 삼다수가 어떤 브랜드이고 어떤 기업인가? 우수한 품질로 지난 1998년 출시 이후 20년간 먹는 샘물 분야에서 늘 선두권의 자리를 지켜온 회사다. 지금의 날선 지적과 비난이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다.

워낙 화제가 되다보니, 삼다수 공장에 대한 안전점검 등을 시행했던 대한산업안전협회와 안전보건공단 등 주요 안전기관의 잘잘못을 따지는 언론보도도 쏟아지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고용노동부는 11월 1일부터 12월 13일까지 6주간 전국 62개 ‘먹는 물 제조사’를 대상으로 사망사고 예방 ‘안전관리 특별점검’에 나선다.

철저한 점검을 통해 사고의 원인을 밝혀내고, 유사사고의 재발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허나 이번 사고는 이런 조치에 앞서 더 큰 의미를 남겼다. 수 십 년에 걸쳐 최고의 위치에 오른 회사라도 단 한 번의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것이다. 이 땅의 모든 기업이 이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더불어 삼다수 역시 사람의 생명을 위한 물을 생산하듯, 근로자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보건도 더욱 중시하는 안전명가로 거듭나길 바란다. 그것이 무너진 소비자와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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