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경남 김해시 서상동 4층짜리 원룸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우즈베키스탄 국적 고려인 3세인 14살 중학생과 4살 어린이가 숨졌고, 숨진 남매의 다른 오누이인 12살(초등 5년)과 이들의 이종사촌인 13살(초등 6년) 어린이는 중상을 입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당일 어린이들의 이모가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가 화재 발생 1시간 전쯤 장을 보기 위해 잠시 집을 비웠다. 이로 인해 집에는 한국말이 서툰 어린이들만 남겨졌고, 하필 이때 갑자기 화재가 발생하면서 비극이 일어나고 말았다.

이번 화재 사고는 여러모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경찰에 의하면 같은 건물내 다른 집 주민들이 대부분 대피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우즈베키스탄 국적 어린이들이 ‘불이야’하는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신속히 대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해당 건물이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라서, 스프링클러나 화재경보기가 없었던 점도 매우 안타까운 점이다. 주민들이 대피했을 정도의 시간이 있었음을 감안하면 주차장에 스프링클러만 설치됐어도 초기에 진화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순간의 화마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일하러 온 일가족의 행복이 산산이 부서졌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

스프링클러나 옥내소화전, 피난시설 등 주요 소방시설에 대한 설치 규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화재 등 긴급상황 발생 시 한국말을 몰라서 위험에 처하는 일이 없도록,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입국할 때 최소한 ‘불이야’, ‘탈출하세요’ 정도의 간단한 안전 관련 회화라도 교육시키는 체계가 갖춰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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