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의 마음 돋보기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회사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는 불안, 우울, 심리적 고통, 소진, 좋지 않은 건강, 결혼 생활 불만족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유발한다. 그리고 이러한 스트레스는 대인관계 상황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호 전이(crossover) 현상을 유발한다. 이러한 전이 현상은 팀이나 부서로 일하는 요즘 직무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인적 오류와 안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내용이다.

직장 내 전이와 관련하여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부정적 상호작용을 통한 전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상사는 직원들의 연봉이나 승진, 훈련 기회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료들보다 직원들의 태도나 행동, 감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다양한 중국 기업의 86개 팀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연구(Li, Wang, Yang, & Liu, 2016)에 따르면 상사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심리적 고통이 높은 경우, 부정적인 자극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민감해져, 학대적 관리감독(적대적이고, 공격적인, 비하하는, 무시하는, 비난하는, 자기 조절이 안 되는)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이러한 관리감독은 직원들과의 부정적인 상호작용을 양산하고 직원들의 심리적 고통이 커진다. 이로 인해 직원들의 심리적 자원 손실이 발생하여 궁극적으로 직무수행이 감소된다.

최근 스트레스에 대한 자원 보존 이론(resource conservation theory)애 따르면 심리적 자원이란 긍정적인 감정, 동기, 에너지, 지각된 건강, 활력, 신체적 건강 등 개인적인 모든 자원을 의미하며 직원들이 직무에 더 집중하고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와 반대로 자원이 부족한 경우 직무를 수행하고 몰입하는 데 어려워지고, 소진(탈진), 낮은 직무만족, 일-가정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자원 보전 이론에 따르면 개인들이 그들의 현재 심리적 자원을 보존하고 새로운 자원을 얻으려 하고 자원을 얻는 것보다 자원의 손실에 더 민감하다고 하였다. 심리적 고통은 부정적인 생각과 정서가 특징인 마음 상태로 자원의 고갈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러한 자원이 고갈되면 안전 준수를 위해 필요한 인지적 자원이 감소되어, 안전 절차를 지킬 가능성이 낮아지고, 안전에 대한 참여 행동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심리적 고통을 건설적인 방식이 아닌, 음주나 흡연 등으로 해결을 하게 되면 이로 인해 건강이 안 좋아지기 때문에 자원은 더 줄어들어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즉 상사의 스트레스는 학대적 관리감독(abusive supervision)을 통해 부하직원의 스트레스로 전이가 이뤄지고 궁극적으로 직원들의 안전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상사들은 주로 직원들을 격려하고, 지도, 코칭 하는데 많은 자원을 쓰고, 능력 있고 강하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작 자신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따라서 조직에서는 상사나 관리자들의 심리적, 신체적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지원할 수 있어야 하고, 스트레스 관리와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관리자나 직원들에게 심리적인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조직의 정책이나 제도 등 스트레스 자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직무수행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면 관리자들이나 직원들의 심리적 자원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관점에서 현상을 재평가하는 인지적 기술이나, 운동 지원, 일-가정 양립 제도와 같이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처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Li, Y., Wang, Z., Yang, L. Q., & Liu, S. (2016). The crossover of psychological distress from leaders to subordinates in teams: The role of abusive supervision, psychological capital, and team performance.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Psychology, 21(2),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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