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Ⅲ
안전관리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Ⅲ
  • 승인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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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수의 마음 돋보기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지난 칼럼에서 언급하였지만 기존의 안전관리는 과정 중심이 아닌 성과를 중심으로 하였고, 이 성과는 사고 빈도나 중대 재해율과 같은 지표로 경영진들이나 관리자들이 줄여야 하는 것이었다. 즉 “사고 0(무재해)”이 최종 목표가 되는 성과물이다. 대부분 기업들의 안전관리 계획 문서에서 최종 달성 목표는 “무재해”로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산업재해는 부정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재해나 사고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안전관리의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결국 성과 중심의 안전관리는 이러한 실패를 경험하지 않기 위한 관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사건을 피하기 위한 노력은 긍정적인 결과를 성취하기 위한 노력보다 동기 부여가 잘 되지 않는다. 부정적 사건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식은 긍정적인 자극들이 아니다. 대부분 혐오자극들로 일반적으로 처벌적인 방식이 사용된다. 즉 사고를 막기 위해 불안전한 상태나 불안전한 행동이 나타나면, 질책, 비난, 경고, 주의/확인, 벌금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처벌적 방식이 효과가 있는가? 기억나는 오래전 일화가 있다. 지방의 국도 건설 현장이었다. 이 현장의 책임자를 처음 뵀을 때 안전관리가 매우 잘되고 있고, 직원들이 개인 보호 장비나 안전 규정을 잘 지키고 있다고 이야기 하였다. 특별히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여쭤봤을 때 “벌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였다. 즉 개인보호 장비를 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한다는 것이었다. 사무실과 현장은 멀리 떨어져 있었고, 함께 책임자의 차를 타고 현장에 가보았다. 실제로 가보니 직원들이 개인보호 장비를 잘 착용하고 있었고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었다. 이후 현장에 책임자의 차가 아닌 개인 차량을 타고 방문했을 때는 전혀 다른 모습이 보였다. 개인보호 장비를 잘 착용하지도 않았고, 작업장도 혼란스러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책임자가 오는 시간이 대략 정해져 있었고, 작업장의 한 직원은 멀리서 책임자의 차가 오는지 확인하면서 작업하고 있었다. 즉 처벌을 피하기 위해 책임자가 올 때만 안전하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행동들은 우리가 중.고등학교 자율학습 시간에 주임 선생님이 오시면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가시면 다른 행동을 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방식은 즉각적인 순응과 수동적 행동을 하게 할 수는 있지만, 안전을 위한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이나 적극적인 참여, 건의 등(우리가 원하는 궁극적인 안전문화)이 나타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사람들은 대게 실패에 대한 회피 보다는 뭔가를 성취하기 위한 것에 동기가 부여된다. 일반적으로 생산성 관리와 품질 관리는 자주 측정되는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성취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따라서 생산성과 품질 관리는 안전 관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기부여가 쉽다. 그리고 생산성과 품질은 어떤 개선 조치를 하면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산업재해는 여러 요인들이 복잡하게 영향을 미치고, 가시적인 성과가 즉각적으로 나오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안전은 성취에 대한 목표도 아니고, 결과가 가시적이지 않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안전 관리도 실패를 회피하는 방식이 아닌 성취를 하는 방식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즉 “줄이는 것, 없애는 것”의 가치(-)가 아닌 생산성, 품질과 같이 “향상되는 것, 좋아지는 것”의 가치(+)로 변화되어야 한다. 즉 “처벌을 피하기 위해 해야 하는 것, 따라야만 하는 것, 시키니까 하는 것” 이 아닌 “나에게 이익이 되는 것, 도움이 되는 것, 모두에게 좋은 것”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성취 중심의 관리를 위해서는 안전 관리의 목표가 바뀌어야 한다. 줄여야 하는 재해가 아니라, 증가시켜야 하는 “근로자들의 안전 관찰 참여 비율”, “근로자들의 안전 행동 비율”, “근로자들의 안전 개선 의견 건수 & 실제 개선 건수”와 같은 지표로 변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표를 측정할 수 있는 사내 안전관리 프로그램의 운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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