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은 공공재, 노‧사‧민‧정 모두가 합심해야”
“안전은 공공재, 노‧사‧민‧정 모두가 합심해야”
  • 김보현 기자
  • 승인 20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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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2처장

안전이 노동운동의 중심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은 우리나라 정부 수립과정에서부터 현재까지 산별조직의 연합체로서 노동계를 대표해왔다. 특히 한국노총은 산업안전보건과 관련된 제반 이슈에 대해 노동자를 대표해 의견을 개진하고, 시정을 요구 하는 여론조직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 했다.

오늘의 주인공인 이경호 한국노총 사무2처장은 지난 1987년 현재의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10여년 넘게 변전, 유지‧보수, 건설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공공노련)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면서 산업안전분야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실무경험과 대외 조정능력을 인정받아 현재는 한국노총의 미조직비정규사업단, 조직본부, 사업지원본부, 산업안전보건연구소, 중앙교육원을 총괄‧관리하는 사무2처장을 맡고 있다. 이경호 사무2처장에게 우리나라 산업안전분야의 현주소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한국노총에서는 ‘노사참여 안전문화 정착지원 사업’, ‘안전캠페인’ 등과 같은 산업재해예방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한국노총에서는 안전문화 확산, 자율점검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점진적이지만 이들 사업들이 노동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는 데 성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기존에는 한국노총에 이끌려 왔다면 이제는 노동자들이 스스럼없이 사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적극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감회가 남다릅니다.

매년 산재노동자의 날을 맞아 최악의 살인 기업을 선정, 발표하고 있는 것도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안전을 비용으로만 생각하고, 이윤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으로 여기는 것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국노총은 기업들이 안전보건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활용하도록 하는데 적극 앞장설 계획입니다. 아울러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안전교육과 캠페인 등에도 활발하게 추진할 방침입니다.

 

◇안전에 대한 소견과 노동자들에게 강조하시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안전은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인 공공재입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조금씩 노력하면 할수록 그 혜택이 배가 되어 돌아오는 것이 바로 안전입니다.

이를 반대의 관점에서 보면, 그만큼 사회 각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됩니다. 사회 구성원들을 노‧사‧민‧정 등으로 분류해 봤을 때 어느 한 부류에서 안전을 등한시한다면 절대 안전이 확보될 수 없는 것입니다. 안전은 정부나 기업, 개인에 맡겨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자, 사용자, 민간재해예방기관, 정부 등이 각자의 역할에 매진할 때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노‧사‧민‧정 각계는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요.

먼저 노동계는 안전 이슈가 노동운동의 중심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실 그동안의 노동운동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문제’에 주력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그리고 지금도 가장 크게 불거진 문제인 만큼 노동계에서도 이 부분에 집중했던 것입니다.

아쉽게도 이로 인해 안전문제는 부수적으로 다뤄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언제까지 우리 산업현장에서 매년 9만여명이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어야 합니까. 이제는 노동자 스스로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사무2처장 직을 역임하는 동안 노동운동의 중심에 안전문제가 설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기업에서는 안전을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봐야 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안전을 비용으로만 여기면 우리나라에서 안전은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공감대가 여전히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기업에서 안전을 윤리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람의 목숨과 바꿔서 제품을 생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그 가치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박수를 받는 일인가’에 대해 기업 스스로 답을 얻도록 한다면 자연스럽게 안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정부에서는 ‘당근과 채찍’으로 기업들의 인식을 바꿔나가야 합니다. 우선은 산업재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처벌이 강화된다면 그만큼 안전관리에 투자하는 비용을 소모성 비용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정부에서는 안전문화 확산이나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정착 등을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에도 아낌없이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안전보건 관련 민간단체에서는 교육과 홍보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안전에 대한 사회 전체의 인식, 의식을 바꾸는 노력은 정부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산재예방 및 감소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 전체 산업재해 가운데 80% 이상은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안전한 행동에 의한 사고가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불안전한 상태와 불안전한 행동을 어떻게 나눌 것이냐의 문제는 차치하고, 산업재해의 원인 중 인적요인에 의한 사고가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에는 저도 동감합니다. 저는 이 문제가 우리나라의 노동환경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안전한 상태에서도 일을 할 수 밖에 없고, 또는 일을 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지요. 열악한 노동환경과 불합리한 노사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의 산업안전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산업안전, 그리고 노동문제 해결의 주체는 우리 모두입니다. 사회구성원 각 주체들은 이들 문제해결을 위해 지금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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