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문광수 교수(중앙대 심리학과)

안전문화(safety culture)라는 단어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1986년) 이후 언급되기 시작했고, 수많은 정의들이 제시되었다. 안전문화를 다루는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 정의가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Douglas A. Wiegmann 등(2002년)은 기존 연구자들의 정의를 종합하며 “안전 문화란 조직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의 안전과 공공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영속적 가치로, 개인 및 집단이 안전을 위해 스스로의 책임을 다하고, 안전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행동하고, 안전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키기 위해 관련 대화를 많이 하고, 배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며, 실수를 교훈삼아 행동을 수정하고, 이러한 가치, 행동들이 일관성 있게 지속될 수 있도록 보상하는 문화이다”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안전 문화는 조직, 혹은 공장 별로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안전문화의 수준과 관련하여 Parker 등(2006년)은 5단계 성숙 모델을 제시하면서 각 단계의 주요 특징들을 제시하였다.

아래 제시된 특징들을 보면서 현재 일하고 있는 조직/공장 혹은 부서의 안전 문화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파악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노력을 더 해야 하는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Pathological(병적인)
ⓛ 안전을 기술적이고 절차적인 측면과 법규 준수에서만 해결하려고 한다.
② 안전을 중요한 사업 위험으로 인식하지 않으며 안전담당부서가 안전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
③ 사고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사고 발생을 업무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④ 대부분의 현장직원은 안전에 관심을 갖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

Reactive(수동적인)
ⓛ 안전을 사업 위험 요소로 인식하고 사고예방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지만, 안전을 단순히 규정과 절차를 준수하면서 기술적으로만 관리하려고 한다.
② 대부분 법적 의무 교육에 시간을 투자한다.
③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관리자들은 대부분의 사고들이 현장 작업자의 불안전한 행동(직원들의 책임)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④ 안전성과는 사고 빈도, LTI(근로손실시간)과 같은 결과지표(lagging indicators) 만으로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⑤ 선임 관리자들은 사고가 발생하거나 사고 빈도 등이 증가하는 경우 부하직원을 질책하는 등 안전 관리에 수동적이다.

Calculative(타산적인)
ⓛ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품질과 생산성 향상에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사고 예방이 회사의 재정적인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② 현장 근로자의 안전 프로그램 참여가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고 있으며 관리자들은 사고를 유발하는 요소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③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사고 예방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④ 대부분의 현장 근로자들은 안전을 개선시키기 위해 경영진과 함께 노력한다.
⑤ 대부분의 직원은 스스로의 안전을 책임지려고 하고 적극적으로 안전성과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아차사고 보고 등).

Proactive(능동적인)
ⓛ 대부분의 직원들은 안전이 윤리적, 경제적 관점에서 모두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② 관리자와 현장 근로자들은 많은 요소들이 사고를 유발한다는 것과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사고의 근본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③ 현장 근로자들은 그들 스스로와 동료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며 모든 근로자들이 존중받고 공평하게 대우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④ 사업장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전조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작업과 관련이 없는 사고도 파악한다(안전 개선 제안 등).
⑤ 품질, 생산성 관리와 같이 안전과 관련된 별도의 프로그램을 장기간 운영하고 있다.

Generative(모범이 되는, 벤치마킹의 대상, Top Class)
ⓛ 근로자에 대한 모든 상해를 예방하는 것에 매우 큰 가치를 두고 있다. 즉 작업과 관련이 없는 상해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업장은 가정에서도 직원들의 안전/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한다.
② 최근 몇 년 간 사고가 없었음에도 경영, 임원진은 만족하지 않고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③ 모든 의사결정에서 안전이 가장 먼저 고려된다.
④ 직원들 역시 사고는 항상 주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안전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안전행동 비율, 안전관찰, 관찰 참여, 안전 개선 건의 등 선행지표(leading indicators)들을 가지고 안전을 관리한다.
⑤ 사업장은 잠재위험 통제 방법을 찾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모든 근로자들은 안전이 업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믿고, 이에 따라 행동한다.

<참고문헌>
Wiegmann, D. A., Zhang, H., von Thaden, R., Sharma, G., & Mitchell, A. (2002). A synthesis of safety culture and safety climate research (ARL-02-3/Faa-02-2). Saviy, IL: University of Illinois, Aviation Research Lab.
Parker, D., Lawrie, M. and Hudson, P. (2006). A framework for understanding the development of organisational safety culture. Safety Science, 44, 55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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