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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보복관세를 통한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보복관세는 한 국가의 수출품·선박·항공기 등에 대해 특정 국가가 부당한 차별대우, 차별관세, 불이익이 되는 조치를 내렸을 때 이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보복적으로 해당 국가에 부과하는 고율의 관세를 말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내법으로 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관세법상 보복관세를 상한에 구애받지 않고 매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이전 강요 행위 등을 이유로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추가적으로 부과했던 것이 양국 간 보복관세를 통한 무역 갈등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중국도 지난 2일 돼지고기, 와인, 과일 등 30억 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내렸으며, 뒤이어 대두, 옥수수, 쇠고기, 자동차, 항공기(중형 비행기) 등 500억 달러 규모의 106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한편 미중간의 무역 갈등은 단순히 두 국가 간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미국의 수입 제한 조치로 중국의 수출이 축소되면 중국에 많은 양의 가공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에도 간접 피해가 예상된다. 또 각국이 연쇄적으로 관세를 높이면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경우 수출이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 경제는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에 돌입해 미국, 중국, EU의 관세가 10%포인트씩 오를 경우 글로벌 무역량이 6% 감소하고, 우리나라 수출은 6.4%(367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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