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안전학과 교수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여관, 호텔 등의 숙박시설은 예전에 숙박만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한 층 발전하여 식사, 연회, 스포츠, 유흥 등의 다양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시설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숙박시설이 복잡 다변화되다보니 화재위험도 그 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한편으로 오래된 건물로 인해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여 운영하는 쪽방형태의 여관도 존재한다. 이들 여관은 소규모로써 영세하여 소방안전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18년 1월 2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장 여관에서 방화로 일어난 화재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특히 이번 방화로 희생된 세 모녀의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을 너무 아프게 했다. 이에 여관, 호텔 등 숙박시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찾아보자.

첫째 객실문의 구조

국내외의 숙박시설은 대부분 카드형식의 열쇠로 되어 있으며 카드삽입구에 카드를 넣었다 뺀 후 녹색불이 들어올 때 문을 열면 된다. 객실열쇠는 단순한 열쇠 기능 뿐만 아니라 전원에 연결되는 등 부가기능이 많다. 출입을 위해 문을 열면 도어클로저에 의해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형태가 대부분이라서 한번 닫히면 카드키가 없는 한 열 수 없기 때문에 키는 반드시 들고 나와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객실열쇠는 대부분 카드키를 사용하고 있는 데 화재 등 긴급상황이 발생하여 다급한 마음에 카드키를 객실에 놔두고 복도로 나왔을 때 복도에 이미 유독가스가 가득 차 있다고 가정하면 다시 객실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꼼작 없이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소방안전측면에서는 복도에 이미 유독가스가 가득 찼을 때는 다시 객실 안으로 들어와서 문틈으로 유입되는 가스를 수건 등으로 막고 창문을 모두 연 상태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맞다. 정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숙박시설이라면 카드키를 한번 꽂으면 문이 열리고 다시 한번 꽂았을 때 문이 닫히는 구조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완강기 사용법 및 설치 위치

완강기란 사용자의 몸무게에 따라 자동적으로 내려올 수 있는 기구 중 사용자가 교대하여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화재 등 응급상황 시 지상 3층에서 10층까지 창문근처에 설치하여 건물 탈출용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설치에 문제가 있고, 매뉴얼만 봐서는 사용하기 어려워 자칫 잘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필자가 호텔이나 여관을 실제 이용하면서 확인해 본 결과 대부분의 숙박시설이 완강기를 창문근처가 아닌 캐비닛에 보관하고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매뉴얼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고 매뉴얼이 있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완강기는 지지대가 있는 창문근처에 배치하고, 그림을 포함한 상세한 매뉴얼을 보기 쉬운 곳에 부착하도록 하자. 완강기를 보다 안전할 수 있도록 안전모를 함께 비치하는 것도 권장한다.

셋째, 소방시설 설치에 대한 재정적 지원

경제적으로 운영여건이 어려운 소규모 숙박시설은 연면적 600m2미만 여인숙 및 숙박업소를 말하며, 소방관련법에 의해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소방시설이 연면적 33m2이상 시설에 설치해야 하는 소화기 및 화재를 감지하여 자체적으로 경보까지 해 주는 단독경보형감지기 정도이다. 그러다보니 소방시설이 턱없이 부족하여 상대적으로 안전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최소한 자동으로 화재를 감지하여 건물주 등 관계인에게 경보해주는 자동화재 탐지설비정도는 추가로 설치하여 화재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프링클러설비를 간소화시켜놓은 간이스프링클러설비의 설치도 권장한다. 실내장식물의 방염처리도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이 정도의 안전에 관한 비용을 투자하기 힘든 영세 숙박시설에 대해서는 소방시설 설치에 대한 재정적 지원 등의 대책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여관, 호텔 등의 숙박시설은 여러 가지 용도가 하나의 건물에 속해있는 복합건축물 형태를 띠고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보다 정교한 안전대책을 강구하여 화재발생 및 인명, 재산피해를 줄이도록 우리 다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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