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말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허나 여러 경제연구소에서는 국내 정치 불안과 美·中의 무역전쟁조짐,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올해 경제를 더욱 어둡게 전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산업현장의 현황은 매우 좋지 않다. 대표적으로 경기부진 여파로 거제와 통영, 목포 등 조선소 주변의 지역경제는 얼어붙은 지 오래됐다. H중공업의 경우는 군산조선소를 폐쇄하기로 방침을 정했을 정도다. 이로 인해 군산조선소 사내·외 협력사를 포함해 86개 업체 약 5300여명이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울산의 경우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정규직은 3000명 이상, 비정규직은 1만2000여명이 실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경기침체가 심화되면 대부분의 사업장은 긴축정책에 돌입한다. 그리고 과거를 돌아보면 긴축의 대상에 ‘안전’이 포함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안 그래도 안전사고가 다발하는 상황에서 안전에 대한 투자나 관심까지 줄면 사고가 더욱 많이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조짐은 연초부터 감지되고 있다. 한 해 동안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계획을 요약 발표하는 기업 대표들의 신년사에 안전 관련 내용이 많이 들어있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주요 기업 총수의 신년사에는 안전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안전인력을 충원하겠다는 내용이 대부분 들어 있었다.

최근 정치·경제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안전에 대한 기업 대표의 언급이나 의지 표명이 적다는 사실은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 게다가 어렵게 조성해 나가고 있는 안전문화 확산의 물결도 갈수록 잠잠해 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이런 상황 속에 몇몇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현장을 방문하여 안전에 대해서 강조를 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작은 위안과 희망이 되고 있다. 일례로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의 경우 최근 이뤄진 현장점검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려면 무사고, 무재해 사업장부터 만들어야 한다.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라. 훈련을 반복해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라.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임직원 상호간 활발하게 소통하라”면서 안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상명하복의 문화가 짙은 우리나라에서 최고경영자의 경영방침은 안전관리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다. 최고경영자의 마음가짐과 의지에 안전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볼 때 최근의 경제상황은 큰 위기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도 되는 이유는 명백히 아니다. 특히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재해까지 발생하면 정말 회복이 어려울 정도의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더 이상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게끔, 안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그것이 사업기반을 탄탄히 하고 미래를 준비함으로써 위기를 빨리 벗어나는 지름길이다. 이는 역사와 수많은 연구에서 확인이 된 사실이다.

올 한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 산업현장의 경영진 모두는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을 명심하고 안전경영을 실천해 나가길 바란다. 분명 ‘안전’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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