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정치, 경제는 물론 노동, 복지, 안전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어려움이 가득했다. 특히 안전분야의 경우 산업과 생활 현장에서의 각종 사고에다 지진 등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하루도 평온한 날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사고로 잃은 것이 적지 않지만, 그를 통해 얻은 것도 분명히 있다. 그것은 바로 안전에 대한 기업의 인식변화다. 갈수록 대형·복잡화되는 재해가 산업현장을 넘어 일상생활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자 많은 기업들이 안전문화의 중요성을 진정으로 깨닫기 시작했다. 각각의 위험요소에 개별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닌, 생활 저변의 문화 자체를 안전 중심으로 재편해야 수많은 사고의 위험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비로소 인지한 것이다.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안전의식 변화’, ‘안전관리시스템 운영’, ‘안전행동 준수’ 등 이 세 가지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먼저 안전의식은 조직구성원들이 안전에 대해 공유하고 있는 생각이나 가치를 의미한다. 안전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구성원들의 현재 안전에 대한 인식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를 통해 ▲경영진이 안전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는지 ▲사업장 내 안전규정과 절차가 명확히 존재하고 이것이 현실적으로 유용한 지 ▲안전교육과 훈련이 내용 및 운영에 있어서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사고 발생 시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조직 내 경영자·관리자·근로자간의 정보전달체계가 원활한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안전관리시스템의 운영도 안전문화 정착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요소다. 기업에서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계획, 실행, 점검, 개선하는 구조가 체계화되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전략은 경영자의 안전경영 방침과 기업의 장기적인 방향을 고려해 설정해야 하며, 구조적인 부분에서는 안전보건관리조직과 그 권한에 대한 체계적인 역할분담이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특히 관리시스템은 제도와 절차, 지침서가 표준화되어 있어야 하며 이에 따른 내용을 소속 근로자의 이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안전행동의 철저한 준수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산업재해 원인은 국내외 연구기관별로 통계분석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70~90% 이상은 불안전 행동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는 현장의 구조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국내 산업현장의 경우 상당수가 불안전한 행동을 유발하는 열악한 작업환경을 갖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용하는 안전점검 체크리스트가 설비 위주로 되어 있다 보니 행동분석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현장 구성원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사업장 특성에 맞는 행동체크리스트를 개발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현장에서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경우에는 확실한 피드백(Feedback)을 주어야 한다.

상기 내용을 종합하면,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이 산재감소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적용, 노력해 왔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로 도출된 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 잡아야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해답은 안전문화의 정착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의 안전의식 수준을 높여야 하고, 체계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불어 조직 구성원들이 안전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경영자는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안전경영 마인드의 함양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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