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2016년 9월 12일 경상북도 경주시 남남서쪽 8km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1978년 지진 관측을 시작한 후에 한반도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었다.

경주지진을 겪으며,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재난 대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방재전문가들도 이와 같은 대규모 지진은 다시 올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일상에선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좋을지 알아보자.

먼저, 지진 발생 전에 대비사항에 대해서 알아보자

책장, 가구류 등의 경우 지진이 발생했을 때 흔들림이 없도록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벽에 L자형 장석을 통해 나사로 고정시키는 것이다. 나사고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책장, 가구 등을 서로 연결하여 고정시키는 방법도 있다.

또한 바퀴가 달린 가구는 바퀴에 부착된 스토퍼를 이용해서 바퀴를 고정시키고, 추가로 벽이나 바닥에도 장치를 이용해서 고정시키면 좋다. 책상, 식탁, 의자 등은 미끄럼 고무패킹 등의 방지기구를 부착할 것을 권장한다. 주방 등에 설치하는 펜던트 타입 조명기구 등은 체인이나 와이어 등으로 묶어놓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유리문, 창문 등은 지진 발생 시 유리가 깨지면서 파편이 인체에 큰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유리 비산 방지필름(유리안전필름)을 부착하여 유리가 깨졌을 때 파편이 비산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지진 발생 시 대피 매뉴얼에 대해서 알아보자.

규모 6.0 이상의 지진발생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시간대별로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진 발생 후 0분에서 2분 사이는 흔들림을 느끼게 되는 시기인데, 이때에는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먼저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진동이 멈출 때까지 기다린다.

몸을 보호하는 방법은 책상이나 식탁 밑으로 들어가는 것이 기본이며, 여의치 않을 경우 가방, 쿠션, 책, 이불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는 방법도 좋다. 또한 유리창 등 깨질 물건, 가구 등으로부터 가능한 멀리 떨어져야 한다.

둘째, 지진 발생 후 2분에서 5분 사이에는 진동이 멈춘 상태이므로 이 시기에는 배선용차단기를 OFF하고, 가스밸브를 잠거야 한다. 전기나 가스 등으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화재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지진 발생 후 5분에서 10분 사이에는 가족의 안전을 확인하고 건물 밖으로 피난 준비를 하면 된다. 가족의 안전을 확인하는 방법은 전화, SMS, SNS 등이 있다. 다만 사용자가 많은 카카오톡은 긴급상황 발생시 폭주로 인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라인, 왓츠앱, 텔레그램 등의 SNS를 추가로 미리 다운로드하여 사용해 주기를 권장한다. 이때에는 실내에서도 양말이나 슬리퍼, 신발을 신어야 유리 파편 등의 위험에서 보호 될 수 있다. 또한 출입문을 열어두어 피난을 위한 출구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

넷째, 지진 발생 후 10분에서 3시간 사이에는 건물 밖으로 나가 가까운 공터나 운동장으로 대피하되 되도록 건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진 발생 후 3시간에서 3일 사이에는 상황 파악과 사후 대응에 나서야 한다. 건물이 붕괴되었을 경우에는 구조대원을 도와 매몰된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건물이 붕괴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건물의 안전진단을 한 후 이상이 없다고 판명나면 다시 건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지진은 사실상 사전 예측이 불가능하다. 실제 지진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철저히 대비하고, 대피 매뉴얼을 숙지하고 있어야 함을 항시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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